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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혹시 지금 많이 힘드신가요?" 생명지킴이 된 청년들[MZ 마음챙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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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보고듣고말하기 교육 현장
자살위험자 신호 관찰 중요
온라인·오프라인 수강 가능

“원래는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묻는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어요.”


지난 8일 경기도 의정부시 녹양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된 보고듣고말하기 교육에서 만난 강현이씨(21)는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잘 몰랐는데 구체적으로 배우게 됐다”며 “아주 사소한 말 한마디와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의정부시 녹양종합사회복지관에서 보고듣고말하기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임춘한 기자]

경기 의정부시 녹양종합사회복지관에서 보고듣고말하기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임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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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말하기는 생명지킴이 양성 교육이다. 생명지킴이는 자살 위험에 처한 주변인의 신호를 인식해 지속적 관심을 갖고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전문가에 연계하는 사람을 말한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며, 누구나 신청하고 수강할 수 있다. 배민영씨(20)는 “하루에 35.4명, 1시간에 1.5명씩 자살하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어서 놀랐다”며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민감하게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자살을 암시하는 신호를 보면 자살 생각을 묻고, 그 이유를 적극적으로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살위험자의 94%는 경고신호를 보내지만, 주변에서 알아차리는 경우는 23%에 불과하다. 자살위험자들이 보내는 언어적 신호는 자살·죽음 언급, 신체적 불편함 호소, 자기 비하적인 말을 함, 편지·노트·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죽음 관련 내용을 적음 등이 있다. 행동적 신호는 공격적·충동적 행동, 우울 관련 변화, 삶을 정리하거나 자살을 준비하는 행동 등이 대표적이다. 상황적 신호는 정신건강문제, 우울증·수면장애, 경제적 어려움, 직업 스트레스, 가족 문제 등이 있다.


그러나 대다수는 자살 위험신호를 일종의 푸념, 투덜거림 등 별일이 아닌 것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결국 청년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해법은 경고신호 인식부터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살중재기술 교육을 통해 자살 고위험군을 발견하고 전문서비스를 받도록 연계하고 있다”며 “생명지킴이 교육을 통해 자살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경기 의정부시 녹양종합사회복지관에서 보고듣고말하기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임춘한 기자]

경기 의정부시 녹양종합사회복지관에서 보고듣고말하기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임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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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교육은 자살위험자의 언어·행동·상황적 신호를 관찰하는 ‘보기’, 자살 생각을 묻고 그 이유를 적극적으로 청취하는 ‘듣기’,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말하기’로 구성됐다. 현장 강의는 강연자와 수강생들이 동영상 사례를 보고,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강사가 “자살에 대해 직접 물으면 어떨까요”라고 묻자 한 청년은 “친구가 마음을 닫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강사는 자살 경고신호가 포착됐을 때 자살 생각을 묻는 것이 오히려 안정감을 줄 수 있고, ‘진짜 힘들었겠다’, ‘그동안 몰라봐서 미안해’, ‘힘든데 잘 버텼네 대단하다 그 힘은 뭐야’ 등 그대로 인정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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