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은 제주도라는 섬의 특성상 대부분이 바다와 마주한 길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7-1코스는 다르다. 한라산이라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생긴 섬인 제주도의 또 다른 특성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제주 올레길 전 구간 중 가장 한라산에 가까운 코스이자 해안 코스 없이 내륙으로만 이어져 있는 길로 기암절벽과 천연 난대림이 형성돼 있는 제주 중산간의 비경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7-1코스는 서귀포버스터미널을 출발해 엉또폭포, 고근산 정상, 하논분화구, 걸매생태공원을 거쳐 제주올레여행자센터에 이르는 길이다. 15.7㎞로 소요 시간은 4~5시간이다. 고도차가 있어 다소 난도가 있을 수 있다.
길을 떠나 처음으로 마주치는 주요 기점은 엉또폭포다. 엉또는 큰 웅덩이라는 뜻이다. 평상시에도 물이 흐르는 제주도 내 다른 폭포들과 달리 엉또폭포는 70㎜ 이상의 폭우가 들이친 직후에만 그 위용을 드러내는 비밀의 폭포다. 평소에는 아예 물이 흐르지 않고, 어느 정도의 비로는 현무암이 주를 이루는 제주도의 지질 특성상 물이 금방 스며들기 때문에 폭포에서 물이 흐르는 모습을 잘 찾아보긴 어렵다.
다음으로 이르는 곳은 해발 393.7m의 고근산이다. 서귀포시 신시가지를 감싸고 있는 오름으로 시야가 탁 트여있어 서귀포시 일대는 물론 마라도에서부터 지귀도까지 저 멀리 제주 남쪽 바다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서귀포 야경을 보기에 좋은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고근산을 내려와 다시 바다로 향하다 보면 또 다른 오름인 하논분화구가 나온다. '큰 논'을 뜻하는 '한 논'이 변형돼 지어진 이름으로 추정된다. 용암 분출로 생기는 일반적인 분화구와 달리 땅속의 가스나 증기가 폭발하면서 생긴 마르형 분화구다. 분화구에서 용천수가 솟아 이름처럼 제주도에서 드물게 논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다.
걸매생태공원은 인근의 천지연 폭포를 보호하고 친환경적인 자연생태를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원이다. 수생식물관찰원, 습지생태계관찰원, 매화 및 야생초화류관찰원, 야생조류관찰원, 목재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고, 축구장, 게이트볼장도 있어 다양한 주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걸매'라는 이름은 ’물도랑이 자주 막혀 메워져 있는 곳’이란 뜻이 담겼다. 항상 물이 고여 있는 장소로 예전에는 논이었던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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