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5코스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꼽히는 큰엉해안경승지를 중심으로 남원포구부터 쇠소깍까지 13.4㎞에 걸쳐 펼쳐진 길이다. 소요 시간도 4~5시간으로 다소 길지만 파도 소리를 벗 삼아 제주도의 용암이 만들어낸 기암절벽의 장관, 때때로 펼쳐지는 숲 터널이 땀을 식혀주는 순간 등을 겪다 보면 어느새 완주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또한 제주올레 공식 안내소가 있어 제주올레의 탄생과 역사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도 있고, 올레길을 걷는 데 도움이 될 다양한 자료도 받아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5코스의 시작점은 남원포구다. 여길 출발해 큰엉 산책로를 지나 위미 동백나무 군락지, 세천포구, 넙빌레물, 망장포를 거쳐 쇠소깍 다리에 이르게 된다. 처음으로 만나는 포인트인 큰엉산책로는 외돌개 근처의 돔베낭길과 더불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꼽히는 길이다. 15~20m 높이의 기암절벽이 성곽처럼 둘러 서 있고 산책로 중간 즈음에는 이 일대 이름의 유래가 된 큰엉이 있다. 엉은 바닷가나 절벽 등에 뚫린 바위 그늘을 뜻하는 제주어다.
위미 동백나무 군락지는 제주도의 상징이기도 한 동백꽃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일반적인 꽃은 봄, 여름에 많이 피지만 동백꽃은 한겨울에 피어난다. 1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피는데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12월~1월이어서 때가 맞는다면 새빨갛게 피어난 동백꽃 위에 소복하게 흰 눈이 쌓인 절경도 맛볼 수 있다. 이어 도착하게 되는 넙빌레물은 넓은 빌레에서 흘러나오는 용천수를 뜻한다. 빌레는 제주도에서 용암이 흐르면서 비교적 평평히 쌓인 지형을 이른다. 차디찬 용천수가 풍부히 솟아나 여름철 시원하게 담수욕을 즐기면서 쉬어갈 수도 있는 공간이다.
마지막으로 다다르는 쇠소깍은 최근 제주도를 찾는 이들에게 '3대 명승지'로까지 불릴 정도로 최근 유명해지고 있는 곳이다. 효돈천 하구(깍)에서 솟아나는 민물과 바닷물이 깊은 웅덩이를 이뤄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두 물이 만나 바닥까지 시원하게 보일 정도로 맑은 계곡을 이루는 이곳에서 카누를 타면서 직접 맑은 물을 체험해볼 수도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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