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준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손해율 악화
장마 피해 반영되면 더 올라…보험료 인하 멈출 듯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이미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악화한 가운데 장마철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차량 피해가 지난해 규모를 초과했다. 장마가 지속되고 있고, 차량 이동이 많은 여름휴가 시즌과 폭설이 예상되는 겨울이 남아있어 손해율 상승이 예상되며 이는 내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6일부터 22일 오후 3시까지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피해는 3496건, 침수 피해액은 3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8월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2395건, 175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해 장마 시작 3주 만에 지난해 대비 건수로는 1.6배, 금액으로는 1.8배의 피해가 발생한 셈이다.
아직 장마의 종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최근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발달한 3호 태풍 '개미(GAEMI)'의 북상 소식도 있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개미'는 중국 방향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되나 진로의 유동성을 고려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들의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주요 7개 손해보험사의 상반기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1%로, 전년 동기(77.7%)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급 보험금을 수입 보험료로 나눈 값으로, 일반적으로 80~82%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반영되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올해 전국적으로 예년보다 강수량이 많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손해보험사들은 침수 위험 최소화를 위한 예방 조치를 취했고, 금융당국까지 나서 긴급대피 알림 시스템 등을 가동했으나 폭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손해율이 손익분기점을 초과하면 보험료 인상이 검토되는 만큼 그동안 손해보험사들은 '상생금융' 차원에서 시행해 온 자동차보험료 인하 정책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비가 한꺼번에 몰아치는 일이 많아 피해가 더 집중된 경향이 있다"며 "장마 이후 휴가철 차량 이용 증가, 지속된 보험료 인하의 영향 등을 고려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향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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