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Q8 55 e트론 콰트로 시승기
배터리 용량 늘려 실주행거리 400㎞ 이상
에어서스펜션·사륜구동 시스템으로
흙길·거친 산비탈 주행서 승차감 유지
전기차로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을까. 아우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8 55 e트론 콰트로’를 타고 지난달 20일 경기 여주시 일대 산길을 달려봤다. 차 안에서 터치스크린을 통해 에어 서스펜션을 조정하자 차체가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바퀴와 차량 펜더(바퀴 덮개) 사이에 사람 주먹이 하나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생겼다. 차체를 높인 전기차는 흙먼지 날리는 거친 산비탈을 거침없이 질주했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나 30도 이상의 가파른 경사길도 가뿐하게 통과했다. 관건은 오프로드에서도 정확한 핸들링과 민첩성을 잃지 않으면서 승차감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아우디 Q8 55 e트론 콰트로에는 전자식 콰트로(사륜구동) 시스템이 장착됐다. 이 시스템은 접지력을 높여 정확한 주행을 가능하게 하고, 개별 바퀴 사이의 힘의 배분을 순간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 이날 시승에선 범피 구간(울퉁불퉁한 구간)을 통과했는데 두 바퀴가 땅에서 떨어져 허공에 붕 뜬 순간에도 차량이 접지력을 조절해 손쉽게 구덩이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공차 무게가 2.5t이 넘는 전기차가 날렵하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Q8 e트론은 2018년 출시한 아우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e트론’의 명맥을 잇는 차다. 올해 6월 국내 출시된 Q8 e트론은 부분변경 모델로 이전 모델 대비 주행 거리와 충전 성능, 공기 역학 등이 개선됐다. 이날 시승한 Q8 55 e트론 콰트로에는 이전 세대보다 배터리 용량이 늘어난 114kWh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공인 주행거리도 1회 충전에 368㎞로 늘었다. 이날 완전 충전한 상태에서 실제 주행거리는 400㎞를 웃돌았다.
배터리 용량이 늘었다 해서 배터리 팩의 크기가 늘어난 건 아니다. 대신 배터리 셀의 밀도를 개선해 동일한 사이즈의 배터리에 더 많은 에너지를 담도록 했다. 충전 속도도 기존 150kW에서 170kW로 높였다. 파워트레인은 최대 출력 408마력과 67.7㎏·m의 힘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6초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디자인 변경을 통해 개선된 공기역학 성능이다. 차량 전면부 그릴에는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전자 그릴 셔터’가 장착돼 주행 상황에 따라 공기 흐름을 최적화한다. 또한 차량 하부에 장착된 휠 스포일러, 에어 커튼 등이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프리미엄 트림과 고성능 모델에는 버추얼 사이드미러가 장착됐다. 사이드미러에 거울 대신 카메라가 달려 있다. 이 카메라가 차량 양쪽 도어에 달린 OLED 터치 화면으로 뒤차의 주행 상황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공기저항과 소음을 줄이고 비가 올 때나 야간에도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다. 아우디 Q8 e트론 시승에서 아쉬웠던 점은 디스플레이와 내비게이션이다. 국산차의 하나로 연결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화면이나 티맵 기반 내비게이션에 익숙해서인지 분할된 Q8 e트론의 화면과 내비게이션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 차의 가격은 최하위 모델인 Q8 50 e트론 콰트로가 1억860만원부터 시작이다. Q8 55 e트론 콰트로의 가격은 1억2060만원, 프리미엄 트림은 1억3160만원이다. 아우디코리아가 배터리에 대해 8년 또는 16만㎞까지 보증해준다. 또한 전용 전기차 애플리케이션(앱) ‘마이아우디월드’를 통해 충전소 찾기·예약·충전 완료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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