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매판매, 전월比 보합
예상 웃돈 소비에 美 경제 연착륙 전망
'비둘기' 파월 발언도 9월 피벗 기대 자극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6일(현지시간) 장 초반 상승세다. 6월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미 경제 연착륙 기대감이 확산,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전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도 9월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1시5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5% 상승한 4만794.54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42% 오른 5655.0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 미만 상승한 1만8472.61에 거래되는 중이다.
종목별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모건스탠리가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 발표 후 각각 4.89%, 2.21% 상승세다. BoA는 연말까지 순이자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면서 미국 중소형주 모은 러셀 2000은 2% 가량 상승세다. 반면 엔비디아는 1.19% 내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날 오전 발표된 6월 소매판매 지표에 주목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7043억달러로 집계돼 전월(7045억달러) 대비 보합을 유지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0.3% 감소를 전망했으나 예상치를 웃돌았다. 5월에는 소매판매가 0.3% 증가했었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8% 늘어나 2023년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전문가 예상치(0.2%)와 5월(0.3%) 수치 모두 웃돌았다. 소매판매 13개 항목 중 주유소(-3%), 자동차·부품 딜러(-2%), 스포츠용품·음반·서점(-0.1%) 등 3개 품목에서만 감소세가 나타났다. 이는 고금리, 노동시장 냉각으로 최근 소비가 둔화되는 추세와는 다른 흐름이다. 오는 9월 미국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미 경제가 여전히 버티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루빌라 파루키 미국 수석 경제학자는 "소비와 경제 활동은 올 들어 지금까지 상당히 둔화돼왔다"면서도 "경기 침체로 간주될 만큼 상황이 약화된 건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출, 성장 지표와 인플레이션 지표 개선이 결합돼 통화정책 완화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토로의 브렛 켄웰 미국 투자 분석가는 "강력한 소매판매 지표를 보는 것은 금리 인하 전망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가져온다 하더라도 긍정적"이라며 "Fed가 약화된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는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보는 게 훨씬 낫다"고 분석했다.
전날 파월 의장의 발언 역시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파월 의장은 전날 워싱턴 D.C. 이코노믹 클럽에서 열린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회장과의 대담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와 관련해 "지난 1분기에는 추가 확신을 얻지 못했지만 2분기(4~6월) 지표 3개는 확신을 다소 높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인플레이션이 하락했고 노동시장은 실제로 냉각됐다"며 "우리는 두 가지를 모두 살펴볼 것이며 이 둘은 훨씬 더 나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서는 "회의마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9월 인하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100% 반영 중이다. 전날 61.5%에서 상승했다. 11월 0.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은 64.5%, 12월 0.7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57.7% 반영하고 있다.
시장은 이번 주 공화당 전당대회를 주시하며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소화할 예정이다. 전날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J.D. 밴스 연방상원의원(오하이오주)으로 결정됐다.
미 국채 금리는 약보합세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보다 2bp(1bp=0.01%포인트) 내린 4.2%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수준인 4.46%선에서 거래 중이다.
국제유가는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 우려에 하락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41달러(1.72%) 내린 배럴당 80.5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31달러(1.54%) 하락한 83.5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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