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안위, 입법 공청회 열어 찬반 논의
이동진 교수 "소비 위축 심각…대책 필요"
석병훈 교수 "지역상품권 발행 비용 낭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는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안(민생회복지원금법)' 입법 공청회를 열었다. 해당 법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25만원에서 3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 국민 지원금 지급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총선 공약이었고, 민주당은 지난 5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첫 당론으로 채택했다.
행안위는 16일 오후 국회에서 민생회복지원금법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교수 4명이 진술인으로 참석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이 '처분적 법률'에 해당하는지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와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안의 '경제적 효과'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소비 위축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며 "소비에서 후생(厚生)이 결정되는데 이것을 가만히 두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 부담도 크고 실질임금의 감소는 더 컸다"며 "이때 많은 나라들이 소득 보전 효과가 있을 수 있는 현금 지원 방식의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 법안뿐 아니라 좀 더 공격적인 대책이 추가로 마련돼서 과거와 같은 소비 침체 사례를 다시는 겪지 않도록 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 교수를 향해 "돈을 준다는데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는데 국민 여론은 51%가 지급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이것이 조삼모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처음에는 소비 진작 효과가 조금 있어도 그 후로는 역설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대출 금리가 올라가서 결국 소비가 감소한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 물가가 떨어져야 지갑을 연다"며 "지원금 지급으로 물가가 상승하면 소비 위축이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석 교수는 "2020년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을 때 소비 증가 효과 추정치는 지원금의 22~42%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최근 가계 부채도 증가했고 대출이자도 높아졌기 때문에 소비 진작 효과는 2020년 당시보다 많이 축소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 이번에는 (현금이 아닌)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주는데, 많은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게 되면 인접 지역 소비를 해당 지역으로 끌어오는 효과가 사라진다"고 했다.
왼쪽부터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지봉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진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석 교수에게 "2020년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가 '시간이 급하니 대통령께서 50만원을 통장으로 넣어주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이 점을 어떻게 설명하겠냐"고 질의했다. 이에 석 교수는 "제가 판단할 위치가 아니라서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는 비용에 대한 일부 공방도 있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석 교수님께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위해 액면가의 10%가 발행비용으로 소요된다는 자료를 제시했다"며 "이는 할인율에 따른 부대비용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잘못 인용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할인율에 따른 비용과 홍보 및 유통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라며 "발행비용 10%를 제외한 여러 재정 낭비 요소가 추가로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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