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NS 통해 당시 현장 설명
바이든, 성명 직후 대국민 연설까지 진행
미국 대통령 선거를 3개월여 앞둔 13일(현지시간) 오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총격을 당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 직후 경호원에게 보호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귀에 피를 흘렸으나 경호원에게 둘러싸인 가운데 긴급하게 대피했다. 총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른쪽 귀를 스쳐 지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유세를 지켜보던 지지자 1명도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기도로 규정한 뒤 본격 수사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를 이틀 앞두고 이날 미국 동부시간 오후 6시5분쯤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마련된 야외 무대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던 중인 6시10분쯤 어디선가 총소리가 여러 발 울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발언대 밑으로 급히 몸을 숙였고, 경호원 여러 명이 연단으로 뛰어 올라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면서 연단으로 내려와 이동했고 이때 오른쪽 귀 위쪽 및 뺨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이 관측됐다. 그는 차를 타고 유세장을 빠져나갔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하는 총알을 맞았다”며 “나는 ‘쌩’하는 소리와 총소리를 들었을 때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것을 즉시 알았고 바로 총알이 피부를 찢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총격범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없다”며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안전한 상태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그(트럼프 전 대통령)는 괜찮으며 지역 의료 시설에서 검사받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악무도한 행위에 신속하게 대응해준 법 집행 인력과 응급구조대원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경호국도 성명을 내고 “경호국은 보호 조치 시행에 들어갔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안전하다”며 “이 사건에 대해 현재 조사하고 있으며 추가 정보는 가능할 때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비밀경호국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총격을 가한 용의자가 유세장 밖 고지대에서 여러 발을 발사했으며 경호 요원들에게 사살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치권은 정치 폭력 행위를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그가 안전하게 잘 있다고 들어서 감사하다”며 “우리가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는 동안 그와 그의 가족, 그리고 유세에 있었던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질(영부인)과 나는 그를 안전하게 해준 경호국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미국에서 이런 종류의 폭력이 존재할 자리는 없다. 우리는 하나의 나라로 단결해 이를 규탄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낸 직후 대국민 연설도 진행했다. 그는 “미국에서 이런 종류의 폭력이 존재할 자리는 없다”고 다시 강조하며 “역겹다. 이건 역겨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금 의료진과 있고 괜찮은 상태”라며 “곧 그와 대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총격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내게 견해가 있긴 하지만 어떤 사실관계를 파악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떤 발언을 하기 전에 우리는 모든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한 성명에서 “더그(남편)와 나는 그가 심각하게 다치지 않아 안도했다”며 “우리는 그와 그의 가족, 이 무의미한 총격으로 다치고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폭력은 우리나라에 있을 자리가 없다”며 “우리는 모두 이 혐오스러운 행위를 규탄해야 하며 이 사건이 더 많은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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