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탈북 청년들과 16개국 출신 대학생들
6·25전쟁 격전지 행군, 국제사회 연대 고민
박선영 "국제 연대·협력 있어야 통일 가능"
남한·탈북 청년들과 16개국에서 온 외국인 대학생이 전선(戰線)을 걸으며 희생자를 추모한다. 6·25전쟁 당시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산화했던 전세계 군인들을 기리면서 '통일 한반도'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단법인 물망초(이사장 박선영)는 오는 15~19일 남한·탈북 청년들과 미국·터키·필리핀·콜롬비아 등 16개국에서 온 대학생 등 70여명이 참여하는 'DMZ 통일 발걸음' 행사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청년들은 일평균 20㎞씩 전선을 걸으면서 가평·춘천·화천·양구·인제 등 격전지로 꼽히는 장소들을 찾는다. 2013년부터 해마다 열려온 'DMZ 통일 발걸음' 행사는 지난해 특별히 '정전 70주년'을 맞아 참전국 출신 청년들을 모으기도 했다.
정전 70주년 기념 6.25 참전국 출신 대학생들과 함께 하는 '2023 DMZ 통일발걸음' 발대식이 17일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다. 참가 학생들과 내빈들이 애국가 제창을 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올해 주요 견학지 중 하나는 강원 화천군 일대에 자리잡은 백암산이다. 북으로는 임남댐 일대가 보이고 남으로는 평화의 댐이 내려다 보이는 산 정상에서 분단의 아픔과 통일에 대한 염원, 나아가 국제사회의 역할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6·25전쟁 끝자락에 다다른 1953년 6~7월 국군과 유엔군은 금성 돌출부를 놓고 중국 인민지원군과 맞섰다. 당시 백암산을 사수하려는 국군과 중공군이 격돌한 고지전을 '백암산 전투'라 부른다.
청년들의 발걸음은 '펀치볼'로 널리 알려진 강원 양구군의 해안면 일대와 두타연 지역으로 이어진다. 여기서도 많은 전투가 치러졌지만, 대한민국 해병대가 활약한 '도솔산 전투'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전투가 벌어진 도솔산은 해발 1000m를 오르내리는 높은 봉우리가 연달아 있어 전술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지만, 그만큼 공산군의 저항이 거셌다. 그러나 해병 1연대는 치열한 공방 끝에 조선인민군 예하 2개 사단을 격파했고 24개 고지를 모두 탈환했다.
정전 70주년 기념 6.25 참전국 출신 대학생들과 함께 하는 '2023 DMZ 통일발걸음' 발대식이 17일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다. 참가 학생들과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원본보기 아이콘주요 전선에서 고된 '전술행군'을 체험하는 청년들을 위해 저녁에는 명사들의 특강도 준비됐다. 특강에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과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현 통일연구원장), 차동길 전 해병대 교육훈련단장(예비역 해병준장), 정수한 국군포로송환위원장(예비역 육군준장) 등이 함께하며,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격려 방문에 나선다.
박선영 이사장은 "남한·탈북 청년들과 전세계 대학생을 모집하는 이유는 통일이 더는 우리 민족끼리 이룰 수 없는,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과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세계 각지에서 모인 청년들이 얼마나 많은 나라가 한반도를 지켜내기 위해 싸웠는지 돌아보고 미래 역할을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발대식은 오는 15일 오전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한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우 전 의원,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 김종철 한국외대 이사장,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이 참석한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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