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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학자들 "고물가, 바이든·트럼프 누구 잘못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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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할 수 없는 외부사건 영향 더 커
팬데믹·전쟁, 공급망 혼란·소비패턴 변화
다만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고물가 일조해

지난 대선 토론에서 맞붙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의 책임을 서로에게 뒤집어씌웠지만, 경제학자들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고 본다고 CNBC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그가 인플레이션을 일으켰다"며 "나는 그에게 본질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없는 나라를 이양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기간 인플레이션이 낮았던 것은 "경제가 침체해 있었기 때문"이라며 맞받아쳤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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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에 따르면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2021년 초에 인플레이션이 눈에 띄게 급등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동안 미국은 실업률이 급증하고 소비자 지출이 줄면서 2020년 초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거의 0에 가까웠다. 경제학자들은 두 후보의 주장이 모두 맞는 말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부정적 외부 효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경제학자 마크 잔디는 "트럼프와 바이든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 책임은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이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초래한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세계적으로 석유와 식품 가격을 급등시키는 등 인플레이션을 극도로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2년 10월 인플레이션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CNBC는 "팬데믹이 수요와 공급의 전형적인 역학을 뒤집었다"며 "질병으로 근로자들이 일터에서 밀려나고, 중국 공장과 상품이 하역되는 항구가 문을 닫는 등 글로벌 공급망이 파괴됐다"고 짚었다. 또 "외식, 여행, 영화 등 서비스에 돈을 쓰던 미국인들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구와 재택근무용 책상 등 재화를 더 많이 구매하는 쪽으로 소비패턴이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이후 미국 경제가 광범위하게 재개되자 억눌려있던 소비 욕구가 한 번에 분출된 것도 인플레이션 상승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두 명의 전·현직 미국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이들 행정부가 팬데믹 기간 정부 지출을 늘리면서 인플레이션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3월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승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2020년 두 번에 걸쳐 약 3조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가동했다.


마이클 스트레인 미국기업연구소(AEI) 경제정책 연구책임자는 "이러한 완화적 재정 정책이 강력한 일자리 시장과 낮은 실업률 등 좋은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그 규모가 당시 미국 경제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컸고 소비자들의 주머니에 너무 많은 돈을 넣어 가격과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달 미국의 CPI는 전년 대비 3% 상승하며 3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갔다. 시장 전망치(3.1%)는 물론 전월(3.3%) 수치 모두 밑돌았다. 특히 CPI 구성 항목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며 끈적한 물가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던 주거비 상승률이 둔화한 점이 이목을 끌었다. 시장에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피벗(pivot·정책 전환)에 착수해 연내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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