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즌 상품 이커머스 달궈
고물가에 합리적 소비 트렌드
직장인 김경은씨(37)는 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이커머스를 통해 패딩 점퍼를 구입했다. 앞으로 6개월은 입을 수는 없지만, 겨울에 살 때와 비교해 대폭 할인된 가격 때문에 구매를 결정했다. 김 씨는 배송된 두툼한 점퍼를 옷장에 넣어 두고 한파가 불어닥치기를 기다릴 계획이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역시즌'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역시즌 상품은 당장 수요가 있는 시즌 상품과 달리 지금은 사용하지 못해 계절이 바뀌기를 기다려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한여름에 파는 모피, 패딩 등이 대표적이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 현상 지속으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이다.
10일 티몬은 지난달 다운·패딩점퍼 거래액이 전년 대비 270% 늘었다고 밝혔다. 초겨울부터 많이 찾는 패딩 조끼 거래액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역시즌 상품의 인기는 확인된다. 위메프에선 지난해와 비교할 때 지난달 패딩의 판매가 262% 증가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니트도 207% 거래액이 상승했다. 겨울에 많이 찾는 모자인 비니는 67%, 코트류는 51% 판매가 늘었다. 인터파크쇼핑도 패딩 제품류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오름세를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역시즌 상품의 인기는 고물가에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즌이 지난 상품을 보관하기보다는 재고비용을 줄이기 위해 할인해 판매하는 게 나은 기업의 니즈와도 맞아떨어졌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로 패딩과 코트 등 가격을 낮춘 역시즌 패션 상품에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합리적인 가격에 미리 구매하려는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 역시즌 상품 판매가 급증하면서 각 플랫폼도 다양한 기획전을 마련하는 등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패딩, 코트, 니트, 장갑 등 3000여종 이상의 역시즌 상품을 준비했다. 이를 판매하기 위해 티몬은 월간 대표 프로모션 행사인 '몬스터메가세일'을, 위메프는 ‘위메프데이’를 열고 할인과 함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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