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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안전 위협하는 '스텔스 차선'…보수 공사는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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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빗길 교통사고 여름철 41%
수막현상 발생으로 미끄러짐 심해
제동거리 증가·차선 안보임도 문제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아지는 장마철에 빗물이 고여 차선이 흐릿하게 보이는 '스텔스 차선'이 운전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사 성능이 저하된 오래된 차선을 중심으로 시인성이 높은 기능성 페인트로 보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여름철(6~8월)에 발생한 빗길 교통사고는 모두 2만7266건으로 전체 빗길 교통사고의 41%를 차지했다. 이 중 7월에 연중 가장 많은 1만325건의 빗길 교통사고가 발생해 177명이 사망하고 1만5406명이 다쳤다.

장마철, 자동차들이 빗길을 달리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장마철, 자동차들이 빗길을 달리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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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여름철엔 빗길 미끄러짐, 운전자 눈부심 등으로 인해 교통사고 발생률이 많이 증가한다"며 "최근 기후변화로 짧고 강한 국지성 집중호우가 많이 발생하는 데다 특히 올여름은 평년보다 비가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되므로 빗길 교통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가 자주 내리는 장마철엔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생기는 '수막현상'으로 교통사고 발생률이 급증한다. 수막현상이란 비로 인해 물이 괴는 노면 위를 고속으로 주행할 때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물의 막이 형성되는 현상이다. 수막현상이 발생하면 바퀴가 노면을 제대로 접지하지 못하고 물 위에 뜬 상태로 움직이게 되는데, 이 경우 차량 미끄러짐이 심해진다.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점도 문제다. 노면과 자동차 타이어 사이의 마찰력이 약해지면서 제동거리가 길어지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바로 멈추지 않아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승국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차량이 얼마나 이동해 멈추는지를 측정한 것이 제동거리인데, 비가 오면 노면과 타이어 사이의 마찰력이 약해지면서 제동거리가 길어진다"며 "운전자는 비가 오는 날엔 제한속도의 20~30%가량 줄여 운전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빗물이 고여 차선이 흐릿하게 보이는 현상도 장마철 교통사고 발생률을 높이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차선을 칠할 땐 페인트에 미세한 유리알을 넣어 밤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자동차 불빛을 잘 반사하도록 하는데, 빗물이 고이면 이런 반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장마철 안전 위협하는 '스텔스 차선'…보수 공사는 '하세월' 원본보기 아이콘

국내에선 '시인성'(모양이나 색이 눈에 쉽게 띄는 성질)이 높은 페인트로 차선을 새로 칠하는 등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국토관리청·각 지자체가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고속도로부터 시작해 지방 국도, 시내 도로 등으로 공사를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공사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기능성 도료의 단가는 미터(m)당 6200~6300원 수준으로 일반 도료와 비교해 많게는 1.8배가량 비싸다. 지자체 중엔 서울시가 2021년부터 기존 차선을 기능성 차선으로 바꾸는 작업을 가장 먼저 시행했지만, 역시나 진척은 더디다. 서울시가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새로 도색한 차선은 모두 1994㎞로 서울시 전체 차선(7216㎞)의 27.6%에 불과하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사물을 멀리서 봤을 때 잘 보이는 정도를 전문용어로 '휘도'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차선의 휘도가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 낮다"며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 문제점은 비가 오는 날 치명적이므로 보수 공사가 시급한데도, 예산 등의 문제로 진척이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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