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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개혁파 대통령 당선…"서방 국가와 대화 물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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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언론·전문가, 대화 선호·유연성 주목
"제한적 대통령 권한·보수강경파 장벽" 반론도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온건 개혁파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란과 서방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란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마수드 페제시키안[사진=AFP연합뉴스]

이란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마수드 페제시키안[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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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 방송은 5일(현지시간) 열린 이란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페제시키안 후보에 대해 이란 적들과의 대화, 특히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대화를 선호해왔으며 이를 국내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보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페제시키안이 이란과 서방 국가들의 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란에서 대통령의 권한에 한계가 있고 일촉즉발의 중동 정세 속에 내부 권력 구조상 보수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 당장 대외정책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 전문가 사남 바킬은 페제시키안의 당선이 즉각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사회적 자유에 대한 변화의 여지만 조금 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페제시키안이 아마도 덜 억압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시스템을 통해 그리고 그 안에서 일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페제시키안이 변화를 보장하지는 않았고, 이는 이란에서 대통령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슬람 신정일치 체제의 이란에서는 최고지도자가 절대 권력을 갖고 있다. 국방, 안보, 외교 등 국가 주요 정책은 최고지도자의 뜻을 따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이란 대리세력의 개입 등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맡게 된 페제시키안이 최고지도자의 뜻을 거스르며 이란 외교정책,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노선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방 국가들 입장에서는 중동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는 강경 보수 성향의 후보보다는 페제시키안이 더 나은 선택지일 수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강성 후보에 대한 두려움이 '도덕 경찰'을 통제하고 핵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약속한 페제시키안의 당선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사법부, 군부, 고위 관리들을 비롯한 보수적 기관들이 지배하는 이란 체제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힘겨운 싸움"이라며 "강제적인 히잡(머리를 가리는 베일) 착용을 완화하고 서방과의 핵 협정을 통해 경제를 되살리려는 페제시키안의 의욕은 보수적 의회의 반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페제시키안은 전날 열린 결선투표 결과 유효 투표 중 1638만4000여표(54.8%)를 얻어 제14대 이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강경 보수 성향의 '하메네이 충성파' 사이드 잘릴리 후보는 1353만8000여표(45.2%)를 득표했다. 이란에서 결선으로 대통령 당선인을 가리기는 2005년 이후 19년 만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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