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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중독' 외국인…역대급 수출 기록, 무역적자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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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김치 수출액 8380만$…전년比 4.0%↑
2022년 기준 1741개로 6년새 2배 이상 증가
농산물 가격 변동성·중국산 김치 등은 과제

올해 상반기 김치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김치 제조업은 꾸준히 몸집을 불려가는 모습이다. 다만 농산물 가격의 변동성으로 인한 비용 증가, 저렴한 중국산 김치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 등은 과제로 지적된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김치 수출액은 상반기까지 8380만달러(약 115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8050만달러)보다 4.0% 증가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의 발효·비건 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유럽에는 상온 보관·유통이 가능한 김치를 선보이고 한국 문화행사와 연계해 홍보하면서 전년 대비 40% 이상 수출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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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 한 명의 하루 김치 섭취량은 식생활의 서구화 등으로 인해 2010년 109.9g에서 2021년 87.0g으로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 선호로 김치를 구입해 섭취하는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몇 년 새 부쩍 높아진 K-푸드의 인기로 수출 규모가 늘어난 것이 김치 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1억700만달러 이후 2015년 7400만달러까지 줄어들었던 김치 수출액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김치의 면역력 강화 효과 등이 알려지면서 2020년 1억4500만달러로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해 1억5561만달러(약 2150억원)까지 늘어나며 김치산업의 수출산업화가 진전되고 있다. 지난해 수출 물량 역시 역대 최대인 4만4041t으로 종전 최고 기록인 2021년(4만2544t)을 뛰어넘었다.


김치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김치 제조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김치류 제조업체 수는 2022년 기준 1741개로 2016년 대비 10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860개였던 김치 제조업체는 2019년 1248개, 2020년 1703개로 증가했으며, 이후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정체하다가 2022년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김치 제조업의 종사자도 9415명에서 1만714명으로 13.8% 늘었다.


김치 제조업체가 늘어나면서 일정 규모 이상이라고 할 수 있는 10인 이상 김치류 제조업의 출하액은 2016년 1조1751억원에서 2022년 1조6917억원으로 연평균 6.3%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당 출하액 역시 2016년 50억원에서 2022년 70억원으로 연평균 5.8% 증가해 시판용 김치 시장 규모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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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규모는 성장했지만, 비용 증가로 인해 이익은 감소했다. 2016년 1조539억원이던 국내 김치 제조업체의 총비용은 2022년 1조6850억원으로 늘어 8.1%의 증가율을 나타내 출하액 증가 폭을 웃돌고 있다. 총비용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59.2%에서 2022년 55.6%로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과반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원재료비의 연평균 상승률은 7.0%로 출하액 증가율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2016년 1212억원에서 2019년 1167억원으로 줄었고, 코로나19 영향이 심각했던 2020년에는 240억원으로 감소했다. 2021년은 1198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내 회복됐지만 2022년 67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김치의 원재료는 배추·무·고춧가루·마늘·천일염 등 대부분 신선 농수산물인데, 이들 원재료의 국산 사용률이 95% 내외로 매우 높아 농업 부문과의 연계성이 어떤 식품보다 강하다. 하지만 최근 기상이변 등으로 인한 수급 불안정으로 국내 농산물 가격의 변동성이 커져 김치 제조업체의 영업비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치의 핵심 원재료인 배추·무 등 채소류의 농가판매가격지수는 2016년 92.2에서 2022년 113.4로 올라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김치 제조업체의 비용 상승을 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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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주춤했던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점도 국내 김치산업에 위협이 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김치 수입액은 7153만달러로 수출액(7069만달러)보다 많아 84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7152만달러에 달한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김치 무역적자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치 수출입 통계가 집계되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김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한 경우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과 중국 ‘알몸 김치’ 파동이 있었던 2021년 등 두 차례에 불과하다.


현재 김치 제조업은 종사자 수 4명 이하인 업체가 전체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영세한 구조라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김치 제조업은 종사자가 4명 이하인 소규모 업체가 2022년 기준 73.6%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업체당 영업이익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기환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김치산업은 상품 김치 시장 규모 성장에 부응해 규모화를 추구하고, 제조공정의 자동화 도입과 국산 원재료의 안정적 확보 등을 통한 경영효율화 도모는 물론 맛과 품질, 안전성 강화로 수입 김치에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최근 김치산업을 둘러싼 긍정적 기류가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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