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이 곧 찾아오면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켜 신진대사에 문제가 생기거나 뼈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주의 깊은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과체중 또는 비만한 사람들이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진행하면 외적 변화뿐만 아니라 각종 질환을 예방하고 진행 과정을 늦출 수 있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장질환의 위험을 줄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켜 혈당 수치 조절에 도움이 돼 당뇨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과도한 식이요법으로 단백질, 칼슘, 비타민D 등 필수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지면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다양한 부작용은 물론 골다공증 등의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김유미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체중 관리를 위해 금식을 하거나 식사량을 대폭 줄이는 등 무리한 다이어트는 당장은 살이 빠지더라도 요요를 비롯한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다이어트를 한 사람들 대부분이 요요를 겪는데 요요가 반복돼 체중 변동 폭이 크면 당뇨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작정 음식을 제한하는 식의 다이어트는 대사량과 호르몬 분비에 교란을 일으켜 신체 균형을 깨뜨리게 된다. 우리 몸은 신진대사가 느려지면 최대한 지방을 태우지 않고 보존하려는 습성이 있어 오히려 지방이 쌓여 살이 찌는 체질이 될 수도 있다. 또 영양 섭취가 불균형하면 저혈압, 탈수, 탈모, 간 기능 장애, 단백질 불균형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간혹 정신적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생겨 거식증이나 폭식증을 겪기도 한다.
그런 만큼 단기간에 살을 빼려는 욕심보다는 일상생활에서의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서서히 바꿔 가는 게 좋다. 탄수화물은 신경계, 심장 및 혈액 세포 등이 올바르게 기능하는 것을 돕기 때문에 무조건 제한해서는 안 된다. 밀가루, 흰쌀밥 등 백색 탄수화물은 지양하되 당질이 낮은 잡곡밥이나 시금치, 양배추 등 저탄수화물 채소 등을 통해 적절하게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게 좋다.
특정 영양소만 섭취하는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만약 단백질을 필요 이상으로 과잉 섭취하면 단백질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포도당이나 지방으로 전환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 단백질만 많이 먹고 탄수화물이나 지방은 거의 섭취하지 않는 식이요법 등도 있지만 다이어트 시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은 4대 3대 3 정도로 맞춘 식단이 적당하다. 생활 습관 면에서도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조합해 균형 있는 운동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수면 부족은 신체의 대사를 방해하고 식욕을 증가시키므로 충분히 자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 중 많이 찾는 음료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하지만 커피의 카페인은 칼슘과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골밀도가 낮아진 상태에서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골다공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하루 330㎎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보통 아메리카노 한 잔에 100~200㎎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어 커피를 3잔 이상 마시면 권장량을 초과하게 된다.
또한 다이어트로 인해 칼슘 섭취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뼈에 저장된 칼슘을 가져와 채우는 과정에서 뼈 사이에 구멍이 생긴 것 같은 골다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가 잘되도록 돕고 신장에서 칼슘이 배출되는 양을 줄여 체내 칼슘을 보존하고 뼈 분해를 막는 역할을 한다. 주로 음식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섭취가 부족하면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 골다공증은 뼈의 양이 감소하고 질적인 변화로 인해 뼈의 강도가 약해져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이고 한번 골절이 생기면 재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최근 청소년도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성은 19세 때 최대 골량의 85%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이때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으면 성인기 뼈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진호선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병원장은 “골량은 근육, 연골과 비슷하게 30대에 최대를 기록한 후 40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한다”라며 “젊을 때 다이어트로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않고, 단지 열량을 낮추는 것은 골다공증의 가능성이 커지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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