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총재 "강력한 데이터 기반해야"
6월 의사록 "일부 위원 우려"
지난달 금리를 인하한 유럽중앙은행(ECB)의 고위 관계자들이 7월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에는 연일 선을 긋는 발언을 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포르투갈 방송국 RT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계속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데이터를 통해 우리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에 있다는 확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선 "어느 때나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강력한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ECB는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Fed)보다 먼저 4년9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추가 인하는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오는 17~18일로 예정된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는 변동이 없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인플레이션이 소폭 둔화했지만 임금 상승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마리오 센테노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는 포르투갈 언론 조르날 데 네고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ECB의 정책 결정은 점진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항상 중기적으로 통화 정책에 집중해야지, 매달 일어나는 일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인플레이션에도 해당하지만, 금리에도 해당한다"고 밝혔다.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강연을 진행하며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억제됐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1일 ECB 연례회의에서도 소비자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평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CB는 이날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6월 ECB 통화정책결정회의 의사록 요약본을 공개했다. 의사록은 "임금이 예상보다 크게 상승했고 인플레이션이 서비스 부문에서 더 끈적해졌다"며 "일부 위원들이 금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6월에 금리를 내릴 당시에도 일부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매파인 로버트 홀츠먼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를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은 모두 금리 인하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어느 시점에서는 덜 결정적이더라도 이용 가능한 정보에 근거해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며 "완전한 수치 확인을 기다리는 것은 금리를 너무 늦게 인하하는 것을 의미한다. 잠재적으로 목표에 미달할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한 달 동안의 부정적 데이터나 인플레이션 수치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6월 소비자물가는 다시 2.5%로 둔화했지만 ECB는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자세다. 시장에서도 2회 연속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시각이 다수다. 그러나 연말까지 금리가 1, 2차례 더 인하될 것으로 전망한다. 주요 외신도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날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는 "현재로서는 올해 두 번의 추가 금리 인하는 합리적이며 우리의 예측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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