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외 9명 후보 무대 올라 발언
"민주당 사당화, 이재명 신격화" 비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9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은 2일 당원들에게 '5분 비전'을 발표했다. 후보들은 국민의힘을 쇄신할 방안과 의회 독주를 이어가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맞서 싸울 방법 등에 있어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자신을 국민과 당원의 '소울메이트'라고 소개한 장동혁 후보는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고 국민을 웃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 정치가 있나"라며 "정치가 국민을 웃게 만들기는커녕 국민의 눈물조차 닦아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 대표를 우상화하고 신격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사당화를 마치고 이제 대한민국 국회마저 사유화하겠다고 한다"며 "국민의힘은 의석수에서 절대적으로 밀리고 있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국민의힘을 질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후보는 "변해야 이기고 이겨야 대한민국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와 보수의 가치 그리고 윤석열 정부도 지킬 수 있다"며 "윤 정부를 지켜야 정권 재창출도 가능하다. 지금 바로 그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와 함께 한동훈 당 대표 후보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는 박정훈 후보는 '소신'을 키워드로 들고나왔다. 박 후보는 "서슬 퍼런 문재인 정부가 월성원전 경제성을 조작하고 공무원이 피습됐을 때 월북으로 조작한 일 등 상상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를 때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소신 때문이다"라며 "문 정부는 내가 몸담은 방송사가 재승인 되지 않도록 점수도 조작했다. 두려웠지만 소신으로 그 두려움에 맞서면서 정권 교체의 밑거름이 됐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정권 바뀐 지 2년여가 지났는데 많은 국민은 저 무도한 세력보다 우리가 밉다고 한다"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이제는 이기는 정당으로 혁신해야 한다. 지금 안 하면 우리 모두 죽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의회 의장인 김형대 후보는 "장애인 활동가이자 지방자치 전문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편견과 마주해왔고 그 장벽을 넘기위해 노력해왔다"며 "국민의 불안한 마음을 견고한 마음으로 바꾸고 국민의힘을 혁신으로 이끄는 것은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갈등은 심화됐고 노인,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 1500만명이 넘는 소외계층 관련 사회문제는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려면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닌 실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인 이상규 후보는 당헌·당규를 잘 지키는 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우리 국민의힘이 지난 총선에서 당헌·당규를 위반하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당헌·당규 위반으로 총선에서 패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헌 제8조엔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당의 정강·정책을 충실히 국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대통령은 우리 당의 정강·정책을 잘 반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렇게 뒷받침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대표 한 사람의 기분이 당의 태도가 되어선 안 된다"며 "규칙과 시스템, 당헌·당규를 통해 이기는 선거를 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당 대표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인요한 후보는 "난 대한민국으로부터 받은 선물이 많지만, 대한민국에 기여한 바가 없다"며 "그러나 1980년에 의과대학에 입학해서 제일 큰 선물을 받았고 1991년에 제일 젊은 부서장이 돼서 일해 왔다. 세 번째는 제일 자랑스러운 2012년 3월 21일에 특별 귀화해서 자랑스럽게 주민등록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인 후보는 "어떻게 하면 이 빚을 갚을까 고민해왔다"며 "대한민국, 특히 국회에 혁신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최고위원 기회를 주면 혁신을 마치고 민주당의 독점을 차단하고 맞서겠다"고 호소했다.
서울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인 박용찬 후보는 두 가지 비전을 핵심으로 했다. 박 후보는 "이재명을 비롯한 무도한 좌파 세력에게 강력한 검투사가 되겠다는 각오"라며 "무기력에 빠진 우리 국민의힘에 활력을 불어넣는 박카스가 되고 싶다는 열망으로 여러분 앞에 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22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함운경 후보는 "숱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백전노장들이 있지만, 국민의힘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는 생각에 최고위원 출마를 결심했다"며 "나는 좌파 운동권 출신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에 입당해 마포을에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고 지금은 최고위원 정견 발표회에 섰다"고 말했다. 함 후보는 "국민의힘이 어떤 정당이냐고 묻는다면 대한민국 제2 도약을 이끌 정당, 그것이 우리의 꿈이라고 말한다"며 "우린 그런 정신과 사상으로 좌파 민주당과 싸워야 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정당이고 좌파 민주당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유일한 여성 최고위원 후보인 김민전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 그리고 민주당의 22대 국회 의회 독주를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어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듣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운동장에서 국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는다. 국민의힘을 하나로 만드는 데 온 몸을 던지겠다"며 "국민의힘엔 힘이 없다는 데 이제 힘 있는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 후보에 컷오프됐다가 이의신청을 해 다시 돌아온 김재원 후보는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집권 여당이 이렇게 참혹하게 패배한 건 처음 있는 일 아닌가"라며 "그런데 우리가 더 힘든 상황이 된 것은 우리를 패퇴시킨 상대방이 범죄자로 지목받고 재판을 4개씩 받는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 곧 교도소에 갈 조국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 최강의 공격수를 자임하는 김재원은 싸울 때 항상 최전선에서 싸우고 마지막까지 가열차게 싸웠다. 그래서 싸우면 항상 이겼다고 자부한다"며 "이제 김재원이 나서서 흐트러진 전열을 정비하고 다시 일어서서 싸우겠다. 최고회의를 전략 총괄사령부로 만들고 당 전사를 육성하고 그 전사가 앞장서서 싸우게 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우리 당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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