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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대비하는 나토…"우크라 수도에 주둔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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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TV토론 참패에 서두르는 나토
유럽 극우 약진…우크라 지지기반 약화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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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주둔지를 세우고, 독일에 군수지원 사령부를 신설하는 등 미국 주도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대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이 완전히 끊길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그동안 반대해 왔고, 재임 중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까지 과시했던 인물인 만큼 재선 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은 완전히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최근 프랑스 총선에서 극우정당이 승리하는 등 유럽 극우세력이 약진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지지 기반은 점차 약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키이우에 주둔지, 독일엔 우크라 군수지원 사령부 설치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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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나토 내 미국 및 동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키이우에 나토 주둔지를 설치하고 민간 고위 공직자를 파견할 계획"이라며 "또한 독일 비스바덴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군수사령부를 신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설되는 군수사령부는 32개 회원국에서 700명의 인력을 모집해 구성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군이 주로 수행해 온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무기지원 및 훈련지원 역할을 인계받을 계획이다. 해당 조치가 시행되면 미국이 향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줄이거나 완전히 중단하더라도 나토를 통한 지원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보 달더 전 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이후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이 크게 약화할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이 아닌 나토가 군사지원과 훈련을 관리하면, 향후 미국 정부가 지원을 줄인다고 해도 지원방안이 완전히 제거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는 해당 계획을 오는 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나토 회원국들은 연간 약 400억달러(약 55조원)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금액을 분담하기 위한 조건을 협상 중이다.

바이든 대선 TV토론 참패에 커진 트럼프 재선 우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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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가 이처럼 미국 대선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최근 미국 대선후보 TV토론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후보 사퇴론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CBS 방송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함께 지난달 27일 대선 TV토론 직후인 28~29일 등록 유권자 11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해선 안된다는 응답이 72%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조사에서는 63%가 출마해선 안된다고 응답했는데 TV토론 이후 9%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TV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말을 더듬거리거나 허공을 응시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자 고령 리스크가 집중적으로 부각되며 후보 사퇴론이 확산하고 있다.


심지어 바이든 대통령과 오랜 친구인 시인이자 소설가인 제이 파리니는 토론 다음날 CNN에 '조에게, 이제 떠날 시간입니다'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게재하고 후보 사퇴를 강하게 권고했다. 파리니는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 스크랜턴에서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이웃 친구이자 후원자로 가족들끼리도 가까운 사이다.


파리니는 해당 서한에서 "모든 게 좋지만 이제 당신도 나처럼 노인이다. 우리 몸은 이전처럼 협조적이지 않고 때로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다"며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 나라와 당을 위해 그렇게 해 달라. 사기꾼이자 협잡꾼인 트럼프가 또 다른 4년을 집권할 것이라는 위협은 실존적이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총선서 첫 극우승리…우크라 지원 기반 약화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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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뿐만 아니라 최근 총선을 치른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승리를 거두는 등 유럽의 극우세력들이 약진하면서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대한 지지기반은 더욱 약화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이 33.1%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좌파 연합체 신민중전선(NFP)은 28%를 득표해 2위를 기록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 르네상스를 비롯한 범여권(앙상블)은 20%를 득표해 3위로 참패했다.


RN의 승리로 인해 프랑스 내 우크라이나 지원 여론은 더욱 약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RN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줄곧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에 반대해 왔으며 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 의원의 경우에는 러시아와의 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르펜 의원은 지난달 17일 스페인 일간 엘 페리오디코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분명히 이길 수 없는 전쟁으로부터 긍정적인 해결책을 얻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달 1일부터 EU 순회 의장국이 된 헝가리는 인근 동유럽 극우정당들과 우파 정치그룹을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극우정당인 피데스당과 헤르베르트 키클 대표가 이끄는 오스트리아의 극우정당인 자유당, 안드레이 바비시 전 총리가 이끄는 체코의 극우정당인 불만족시민행동(ANO)이 연합해 유럽의회 원내 교섭단체인 '유럽의 애국자'를 창설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 종결할 것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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