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홈페이지에 비슷한 사연 줄줄이
성난 네티즌, 서장·관련자 파면 요구도
경기 화성동탄경찰서가 헬스장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린 20대 남성을 상대로 강압 수사를 진행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과거에도 이 경찰서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시민들의 주장이 잇따라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최근 화성동탄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작년에 우리 자녀도 똑같은 일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게시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여성청소년계 여성 수사관님, 작년 거의 같은 일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시냐"며 "군 갓 제대한 저희 아들을 성추행범으로 몰고 가셨다"고 썼다.
A씨는 이어 "공공장소에서 신체 부위를 노출했다는 미상의 할머니의 신고로 조사했는데, 무죄 추정의 원칙은 고사하고 허위로 자백할 때까지 유도신문과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 등 녹취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조사관은 결국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무혐의 받았다. 이후 또 송치했는데 또 무혐의 났다"면서 "저는 당신들을 무고로 고소할까 생각했지만, 더 이상 이런 일에 매달리기 싫어 관뒀다. 고소한 미상의 할머니는 연락도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들 실적은 모르겠고 사회생활 경험도 없는 어린 친구들을, 앞날이 창창한 친구들을 그렇게 만들고 싶나"고 물으면서 "당신들의 조사 관행을 보면 이런 일이 더 생길 거라는 걸 그 당시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 글 외에도 해당 게시판에는 화성동탄경찰서 여성청소년과의 무리한 수사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또 한 누리꾼은 동탄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수사를 받았다는 주장이 담긴 온라인커뮤니티 게시글을 한데 모아 올리기도 했다. 이 글에는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 집에 물건을 찾으러 갔다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문을 두드리고 전화를 했다는 이유로 스토킹 범죄 수사를 받게 됐다는 한 남성의 주장과 지난해 2월 엘리베이터에서 쳐다봤다는 이유로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았다는 누리꾼의 사연 등이 들어있다. 이 밖에도 분노한 누리꾼들은 자유게시판에 수많은 글을 올리며 동탄경찰서의 무리한 수사를 비판하는 한편 서장과 여성청소년과 과장 등 관련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파면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화성동탄경찰서는 무고한 남성을 성범죄자로 몰아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3일 20대 남성 B씨는 경기도 화성시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헬스장 옆 관리사무소 건물 내 여자 화장실에서 50대 여성 C씨가 용변을 보는 모습을 훔쳐봤다는 혐의로 입건됐다. B씨는 "화장실은 이용했지만, 여자 화장실에는 들어간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은 B씨의 혐의를 단정하는 듯한 태도와 반말로 수사했으며 B씨에게 "떳떳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는 등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연이 지난달 25일 유튜브 채널 '억울한 남자'를 통해 대중에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경찰이 무죄 추정의 원칙을 어기고 강압적인 수사를 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C씨가 "허위 신고를 했다"는 자백을 한 뒤에야 B씨에 대해 무혐의 처리를 했다.
한편 1일 화성동탄경찰서는 C씨를 무고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서 측은 B씨가 원한다면 수사 담당자, 반말한 직원 등이 B씨를 직접 찾아가 사과하겠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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