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도하 개인전 'POP! DOHA' = 더 트리니티 앳 그랜드 하얏트 서울 갤러리는 아티스트 함도하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작가는 인간의 도구로서 기능하는 가구들에 인간의 감정을 투영해온 ‘감정 가구’ 연작과 함께, 이들이 상호작용하며 서사를 펼치는 스토리를 담아낸 페인팅 신작들을 선보인다.
함도하_Emotional Morijang-Ten Symbols of Longevity02_MDF, Steel, Painting, Veneer, Mother of Pearl_54.5x68.5x50.5cm_2024. [사진제공 = 더 트리니티 갤러리]
작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의자’는 우리의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가구다. 인간에게만 있다는 여덟 가지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이 작품들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유쾌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뜻밖의 영감을 얻기도 한다.
이처럼 작가는 가구를 예술 장르로 재정의하며, 응축된 감정의 대입을 통해 수동적이었던 사물을 하나의 인격을 가진 존재로 해방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신작 회화 시리즈에서도, 함도하 작가의 시그니처 캐릭터가 등장한다. 등받이에 구멍이 있는 ‘도나(DONA)’, 매끄러운 등을 가진 ‘톰(TOM)’이 그 주인공이다.
등 뒤에 꽃을 몰래 숨긴 채 노크하고, 러버덕과 거품 목욕을 즐기거나, 석양을 배경으로 커피를 나누어 마시는 등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가구의 비언어적이고 딱딱한 본성은 어느덧 사라진다. 놀라운 것은 표정 하나, 대화 한 줄이 없음에도 우리는 그 안에서 북적거리는 감정을 읽게 되는 점이다.
채명신 더 트리니티 갤러리 큐레이터는 "이번 함도하 작가의 개인전은 발랄한 색감과 사랑스러운 패턴 뒤에 내포된 감정 가구들의 진짜 이야기와 교감하면서, 팝!하고 터지는 관람객의 내면 감정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시 기간 중 7월 16일까지는 갤러리 공간을 비롯해 그랜드 하얏트 서울 로비 층 갤러리와 야외 파티오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이 기간에는 전시와 함께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F&B팀, 더 트리니티 갤러리의 협업으로 작가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아트 스페셜 초콜릿 메뉴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전시는 7월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소월로 더 트리니티 갤러리 앳 그랜드 하얏트 서울.
▲차오자(CHIAOZZA) 개인전 ‘Our Garden Needs Its Flowers’ = 미국의 아티스트 듀오 차오자의 아시아 첫 개인전 ‘Our Garden Needs Its Flowers’가 백아트 서울에서 열린다.
아담 프레자(Adam Frezza)와 테리 차오(Terri Chiao)로 구성된 차오자는 회화와 조각, 설치미술, 콜라주, 사진, 공공 미술 등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놀이와 공예를 탐구하는 아티스트 듀오다. 이들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다채로운 색조와 유쾌한 접근 방식, 유기적 형태의 작품을 통해 관객의 호기심과 즐거움을 불러일으킨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차오자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 LA 등에서 개인전을 진행했다. 미국 전역에서 여러 단체전과 협업 전시, 공공 미술을 위한 작품을 설치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코첼라 뮤직 & 아트 페스티벌’에서 대규모의 조각 정원인 ‘차오자 가든(Chiaozza Garden)’을 선보였으며 IKEA의 ‘Art Initiative’ 일환으로 진행된 러그 제작과 Herm?s Masion Shanghai의 윈도 디스플레이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성장과 교류, 변형을 주제로 한 ‘Bouquet Paintings’, ‘Paper Pulp Pollen Pots’, ‘Shrines to Nothingness’ 등 30여 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전시 제목 ‘Our Garden Needs Its Flowers’는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음악가 ‘Jess Sah Bi & Peter One’가 1985년에 발매한 앨범에서 영감을 받았다. 차오자는 늘 자연에 대한 깊은 존경과 경외, 자연과 문화의 교류에 대해 생각해왔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현대 사회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늘 깊이 고민했다. ‘Our Garden Needs Its Flowers’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영감을 위한 공간을 창조해야 한다’는 그들의 생각을 다시 한번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그러한 생각을 현재와 미래에 걸쳐 지속해서 지켜나가겠다는 다짐과 소망을 담는 전환점이 됐다.
특히, 차오자에게 ‘가든(Garden)’은 인간과 자연의 창의적이고 협력적인 결합과 풍부하고 다양함을 만드는 공간을 대표한다. 여기에는 자연에 대한 경외도 깊이 깔려 있다. 또한 회화와 펄프 조각, 콜라주 등의 다양한 매체의 활용은 그들의 작업에서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시각적 언어로 이번 전시를 통해 더욱 다채로운 방식으로 표현된다.
꽃과 줄기, 잎사귀가 유기적 형태의 화병에 담겨 있는 12점의 ‘Bouquet Painting’ 시리즈는 삶의 탄생과 소멸, 존재의 환희와 특별함을 담고 있다. 이 이미지들은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며 한 스케치에서 영감을 받아 조각 작품들과도 연결되어 있다. 각 그림에는 테두리가 그려져 있는데 이는 그 안에서 성장하고 그 안의 공간을 채우는 것을 상상하며 작업했다. 기존에 선보였던 작품들과 달리 쨍하게 빛나는 형광을 다양하게 사용해 매력적이고도 편안한 생동감을 표현했다.
종이 펄프로 제작된 ‘Paper Pulp Pollen Pots’ 3점은 커다란 꽃 형태의 조각에 꽃가루 같은 구슬을 가득 담았다. 작품은 신문지로 만든 코일로 제작됐는데, 갈색 종이 펄프는 크래프트 종이를 재활용했다. 꽃 조각에 쌓인 구슬들은 무지개처럼 조용히 빛나며 관객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종이 펄프는 차오자가 사랑하는 매체 중 하나로 이들은 종이를 찢고 분쇄하고 물에 담그고, 방수 접착제를 사용해 보고 다양한 색상을 혼합하는 등의 다양한 실험을 통해 매체에 대해 배우고 작품을 발전시켜 나간다.
또한, 종이 펄프와 색소를 혼합한 부조 형태의 ‘Pulp Paintings’ 와 칠해진 나무 조각들을 겹겹이 쌓아 완성한 ‘Wooden Wall Works’ 시리즈 중 하나인 ‘Slipping Sun Sea Plunge’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해가 지는 바닷가에서의 수영’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나무 조각 면에 칠해진 색이 벽에 반사되어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이고, 여러 가지 색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7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율곡로 3길 백아트 서울.
▲이정록 개인전 '밤, 정화와 승화의 시간' = 포스코미술관은 이정록 작가 초대전 '밤, 정화와 승화의 시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라이트 페인팅 기법’을 사용, 자연 속에 감춰진 생명의 신비와 에너지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풍경 사진을 만드는 작가의 작품 60여점으로 구성됐다.
'사적인 빛 Private Light' 같은 작가 초기작부터 최근작인 '생명나무 Life of Tree' 등을 통해 신비롭고 환상적인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장(場)을 제공한다. 빛의 연금술사인 작가는 사진을 통해 자연의 상(像)인 겉모습이 고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물리적인 승화현상(昇華, sublimation), 즉 주변으로부터 열을 흡수하는 비가시적 에너지의 변화과정을 담는다. 이런 자연 현상에 빛을 투사해서, 자연이 가진 물질의 성질을 더 깊고 심층적으로 드러낸다.
보통의 풍경 사진이 자연 같은 피사체의 형상을 강조하는 데 반해 이정록의 사진은 눈에 보이는 형상 뒤에 항상 존재하는 비가시적이고 근원적인 세계를 드러낸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의 지난 26년의 시간을 담은 작품들로 구성됐다. 쉽게 지나치고 함부로 다뤄질 수 있는 평범한 ‘자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있는 풀, 나무, 곤충, 동물들을 오래도록 세세히 살펴보던 어린 시절을 간직한 소년. 그때 느꼈던 경외의 감정이 여전히 자신 안에 남아 작업의 영감이 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근원적 이끌림과 그 시간을 기록한 것이 첫 번째 라이트 페인팅 작업인 '사적인 빛'이다. 이후 자신이 자연에서 느끼는 숭고함과 경외감이 보편적인 설화의 소재들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수많은 신화와 설화를 탐독했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신화적 풍경' 시리즈가 시작됐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원시적이면서도 시적인 풍경에서 받은 느낌과 상상을 다양한 연출과 설치를 통해 시각화하면서 최초의 '생명나무'가 발아된 것이다. 이제 ‘빛’은 작가의 고유한 은유이자 형식적인 언어가 됐다. '생명나무 Tree of life'는 '나비 Nabi', '산티아고 Santigo', '아이슬란드 Iceland', '루카 LUCA(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로 이어지면서 창작의 새로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모든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는 작가와 특별히 연결된 곳들이다. 특정한 장소에서 받은 공감각적 교감의 시각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은 단순히 시각적인 것을 넘어 오감을 통해 다가온다. 작가가 자연 속에서 느낀 것들, 자연 속에 감춰진 생명의 신비와 비밀스러운 에너지가 관객을 그 순간, 그 장소로 자연스럽게 이끌고 갈 것이다. 전시는 8월 4일까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미술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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