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혁 와들 대표 인터뷰
"복잡해진 구매 여정…AI 에이전트로 이탈 막겠다"
보험 등 진출 계획…"기술 혜택 확장하는 것도 목표"
"상품 검색 과정에서 고객 이탈을 인공지능(AI)을 통해 해결하고자 합니다."
스타트업 와들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객의 구매 의도·상황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AI 에이전트 젠투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젠투는 상품의 상세정보에 리뷰 등 여러 정보가 집약된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다. 그 결과 베테랑 점원처럼 온라인 쇼핑 이용자에게 상품을 추천하고 구매로까지 연결되도록 돕는다.
박지혁 와들 대표가 AI 에이전트 개발에 뛰어들게 된 것은 코로나19 당시 발생했던 마스크 구매 대란이 결정적이었다. 사태를 겪으면서 쇼핑이 단순한 취미나 여가가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중요 활동으로 인식한 것이다.
젠투는 커머스 기업에 고객의 이탈을 줄이고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하게 된다. 박 대표는 "과거 온라인 쇼핑이 공급자 위주였다면 현재는 옵션 등 소비자가 선택해야 하는 부분도 많아져 구매 여정이 복잡해지고 있다"며 "비교 영상을 보거나 검색 또는 추천 글을 읽는 등 커머스 플랫폼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경우도 많아 이용자를 붙잡아두거나 재방문 유도하기가 어려워진 구조"라고 했다.
그는 "e커머스 플랫폼 안에서 AI 에이전트와 대화하며 비교하고 정보를 얻도록 해 이탈을 낮추는 게 1차 목표"라면서 "구매 데이터를 통해 고객 취향을 분석해 마케팅 효과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은 각자의 취향이라는 주관의 요소가 가득하다. 젠투는 LLM을 바탕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학습했다. 데이터 기반은 와들이 2020년 7월 출시한 쇼핑 플랫폼 '소리마켓'을 통해 마련했다. 시각장애 사용자 2500명을 대상으로 대화형 쇼핑 서비스를 운영하며 커머스 대화 데이터를 수집했다. 소리마켓과 제휴됐던 11번가를 통해서도 이런 과정을 거쳤다. 현재는 e커머스 제휴사와 제공하는 데이터를 통해 쇼핑 도우미 역할에 충실하도록 LLM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박 대표는 "쇼핑 트렌드는 빠르다"면서 "품절 등 변화가 크기 때문에 시장과 트렌드에 어떻게 하면 발을 맞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변화하는 트렌드 안에서 어떤 전략을 갖고 추천해야 구매 전환율과 매출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AI가 스스로 대화하면서 학습하도록 하는 게 우리가 가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와들은 쇼핑을 넘어 올해 하반기 보험·금융·부동산 등으로의 진출도 꾀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와의 협력에 힘쓰고 있다. 박 대표는 "보험은 정보의 비대칭성 혹은 이해가 어려운 분야 중 하나"라며 "AI를 통해 정보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시장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쇼핑몰 소리마켓에서 젠투가 시작된 만큼 B2B(기업 간 거래)를 넘어서 사회를 위한 역할도 꿈꾸고 있다. 박 대표는 2015년 보행보조 재활 로봇 연구를 계기로 장애보조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느꼈고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에 진학한 이후 2018년 와들을 설립했다.
그는 "장애인 혹은 노년층이 사용하기 힘든 키오스크 등 사물인터넷(IoT), 오프라인 공간으로까지 우리 기술을 널리 보급해 소비 활동을 돕는 것이 목표"라며 "더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게 우리가 추구하는 선한 영향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수능 1개 틀려야 서울대 의대 갈 수 있다…세화고...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