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총국 탄두분리·유도조종시험 성공”
240㎜ 방사포 포탄도 러 기술 적용 가능성
북한이 미사일 관련 핵심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본격적으로 제공받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미흡했던 다탄두나 유도기술 등을 러시아로부터 이전받아 시험 발사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미사일총국은 미사일 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북한이 다탄두 능력 확보를 위한 미사일 발사시험을 진행했다고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다탄두 미사일은 동시에 여러 표적을 공격할 수 있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과정에 중요한 단계로 여겨진다. 또 시험 과정에선 분리된 탄두들이 "설정된 3개의 목표 좌표점들로 정확히 유도"됐다며 "미사일에서 분리된 기만체의 효과성도 반(反)항공 목표 발견 탐지기들을 동원해 검증하였다"고 주장했다.
러, 1987년부터 북한에 미사일 기술 이전
러시아로부터 유도장치 기술을 이전받았을 가능성도 크다. 러시아는 구소련시절인 1987년 미국과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체결한 이후 북한에 중거리 미사일 기술을 이전했다. INF 조약은 미국과 옛 소련이 사정거리 500~5500km의 지상 발사 중·단거리 핵미사일을 폐기하고 해당 범주의 미사일을 추가로 개발·생산·배치하지 않기로 한 합의다. 하지만 미국이 러시아의 지속적 위반을 이유로 2019년 8월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폐기됐다.
북한도 이 기술을 활용해 미사일 유도장치에 대한 시험발사를 이어왔다. 지난 2월 유도 기능을 갖춘 신형 240㎜ 방사포 포탄을 개발했다고 밝힌 뒤 3달만인 지난달 김정은 위원장이 240㎜ 방사포 무기체계를 점검하고 조종(유도)방사포탄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밝혔다. 방사포탄에 ‘유도’ 기능을 탑재해 정확도를 향상하는 등 기술 개량을 진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240㎜ 방사포는 통상 수도권을 겨냥한 무기체계로 알려져 있으며, 일명 ‘서울 불바다’ 위협이 제기될 때 거론되곤 한다. 240㎜ 포탄 개발은 또 러시아 수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국방경제사업’을 언급한 것도 무기 수출에 나서겠다는 의도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북, 올해 240㎜ 방사포 포탄에 유도장치 적용
북한은 유도장치 기술을 이번 고체연료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미사일에 처음 적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앞서 1월과 4월엔 이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지만, 이번엔 실패했다. 이에 북-러 군사협력 밀착을 계기로 러시아로부터 첨단 기술을 이전받아 이번에 처음 적용했지만, 시행착오로 실패했다는 의미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미사일 발사를 실패로 규정했다. 미사일 비행 과정에서 유독 하얀 연기가 많이 발생한 배경에 대해 "연소에 문제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만든 새로운 추진제를 적용하려다 비행 자세 제어 등에 실패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판 위성항법장치(GPS)인 글로나스(GLONASS)와 관련된 정밀수신체계 혹은 고정밀 관성항법체계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다"며"이럴 경우 북한 미사일의 정확성이 대폭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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