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까지 IPO 실패 시 채무 연대보증
트리노 현금 부족…아이에이도 부담
코스닥 상장사 아이에이 의 자회사 트리노테크놀로지의 40억원 규모 채무를 아이에이가 대신 갚아줄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된다. 트리노테크놀로지가 과거 자금조달 시 올해 6월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아이에이와 함께 돈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트리노테크놀로지는 상장 예비심사 청구도 하지 않았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트리노테크놀로지는 2021년 5월 신주인수권부사채 20억원, 전환상환우선주부채 20억원 등 총 40억원의 사채를 발행했다.
이 사채에는 오는 30일까지 트리노테크놀로지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할 경우, 채권자들의 사채를 아이에이와 연대해 연복리 5%를 붙여 매입해야 하는 조건이 달렸다.
하지만 이날까지 트리노테크놀로지는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하지 않았다. 통상 기업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면 평균 6개월의 심사기간이 걸리고 최종 상장까지 1년 안팎의 시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미 오는 30일까지 상장은 불가능한 셈이다.
트리노테크놀로지가 상장에 나서지 못한 이유는 계속 감소하는 실적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리노테크놀로지는 절연게이트양극성트랜지스터(IGBT), 모스펫(MOSFET), 다이오드 등 전력용 반도체 소자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아이에이가 2015년 지분 51%를 취득해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트리노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매출액 147억원, 영업손실 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4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2020년 47억원에서 2021년 29억원, 2022년 8억원, 지난해 48억원 손실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트리노테크놀로지가 공언했던 소부장 기술특례 상장도 진행하지 않았다.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업이 기술평가기관에서 A등급을 받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 적자기업이라도 상장을 시켜주는 제도다. 앞서 트리노테크놀로지는 2021년 신한투자증권과 상장 주관사 계약을 맺으며 소부장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30일까지 상장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트리노테크놀로지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사채 상환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약정에 따라 원금을 포함해 약 46억원을 갚아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트리노테크놀로지 자체 현금으로는 사채를 상환할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트리노테크놀로지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금성자산이 6억원에 불과하다. 전체 유동자산 104억원 중 78억원이 재고자산이라 현금 유동화도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트리노테크놀로지가 사채 상환을 하지 못하면 연대보증인인 아이에이가 40억원을 대신 갚아야 한다. 다만 아이에이 역시 상황이 좋지 못하다. 아이에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592억원, 영업손실 102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됐고 현금성 자산은 16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아이에이 측에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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