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세법 개정에 주시
밸류업 공시한 상장사, 주가 엇갈려
지난 5월 말 밸류업 2차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기업 가치 제고 계회 공시 참여를 두고 상장사들은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밸류업 공시를 하려면 재무 지표를 바탕으로 중장기 경영 목표를 수립해야 하는 데다가 자율사항이라 상장사 입장에서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세제 개편 방향성이 뚜렷해지고 2분기 실적이 확정되는 하반기나 돼야 밸류업 공시 참여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기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키움증권, KB금융, DB하이텍, 콜마홀딩스, 우리금융지주 등 총 6곳이다. 이 중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DB하이텍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3~4분기 안에 마련하겠다는 예고 공시를 한 셈이어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상장사는 키움증권과 에프앤가이드뿐이다.
하지만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키움증권에 대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C학점을 부여하며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고 깊이 고민한 흔적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시 내용 대부분이 3월 회사가 밝힌 기업가치 제고 방안과 중복된다는 이유에서다. 밸류업 가이드라인 핵심 내용인 주주자본비용과 총주주수익률이 부재한 점도 낮은 평가를 받은 이유로 거론됐다.
밸류업 최종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일주일 만에 KB금융, 키움증권, DB하이텍이 잇따라 밸류업 계획 공시를 내며 시장 관심을 끌었지만, 6월 이후 공시 행보는 이어지지 않다가 이달 중순이 지나서야 제조업 상장사인 DB하이텍과 콜마홀딩스가 밸류업 공시 대열에 동참했다. 24일엔 우리금융지주가 금융지주사 가운데 두번째로 공시한 상장사가 됐다.
업계에선 상장사들의 공시 참여가 활발하지 않은 이유로 정부가 제공키로 한 인센티브에 대한 내용이 아직 불확실하다는 점을 꼽았다. 세제 혜택, 주기적 지정 감사 면제 등 밸류업 참여시 제공키로 한 인센티브 중 내용이 확정 안 된 항목이 있어 회사 경영 방침에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밸류업 계획 공시를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금융지주의 참여가 활발한 편이다.
국내 5대 금융지주 관계자는 "중장기 경영 목표를 수립해야 하는 공시 내용 특성상 단기간에 밸류업 공시 내용을 확정 짓기 어렵다"면서 "또 이미 공시 계획을 밝힌 다른 금융지주와 차별화를 하려면 단순히 주주환원 내용뿐 아니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재무지표도 포함해야 해서 공시 내용을 검토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밸류업 공시 참여는 하반기에 활기를 띨 전망이다. 세제 개편 내용이 확정되고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기 수월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마련하는 세법개정안은 통상 7월 말에 발표된다. 이후 국회 논의를 거쳐 최종 내용이 확정된다.
한편 밸류업 공시 계획을 밝힌 상장사들의 주가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밸류업 계획 공시를 한 날로부터 24일 기준 DB하이텍(33%), KB금융(4%), 콜마홀딩스(2.4%) 등을 제외하곤 주가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DB하이텍은 밸류업 공시 영향보단 테슬라에 공급될 반도체 위탁생산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 24일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21일 1만4240원에서 25일 1만4630원으로 2.7%가량 올랐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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