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배려석 차지한 중년 남성
임산부 앞에 서 있는데도 '모르쇠'
과태료·벌금 등 법적 불이익 없어
임산부들의 원활한 대중교통 이용을 위해 만들어진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남성이 임산부가 앞에 있는데도 양보하지 않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3일 JTBC '사건반장'은 최근 수도권 지하철 수원역에서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있던 중년 남성이 임산부 배지를 단 여성을 보고도 모른 척 앉아있었다는 사연을 보도했다. 제보자 A씨는 "중년 남성은 분홍색 스티커가 붙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었다"며 "옆으로 임산부가 다가왔지만, 모른 척하고 휴대전화만 쳐다봤다. 맞은편 임산부 배려석은 노인 여성이 앉아있어 임산부 여성이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었다. 열국 옆자리에 앉아있던 제가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하늘색 재킷을 입은 중년 남성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휴대폰을 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 옆으로는 A씨가 양보해 자리에 앉은 임산부가 있다. 임산부의 가방에는 임신했을 때 제공되는 임산부 배려 배지가 달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씨는 "이전에도 임산부 배려석을 차지한 비임산부를 목격한 적이 많다"라며 "요즘은 배려와 정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요즘 같은 시기에 임산부는 배려해주는 게 맞다", "정정해 보이시는데 배려가 그리 어렵나", "차라리 노약자석에 가서 앉으시지 굳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서 가야 했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 B씨는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일부러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가는 사람도 있더라"라며 "임산부는 배려받는 것이 당연한 건데, 그 배려를 못마땅해하는 사람이 많다. 아마 (사진 속 남성도) 비슷한 사람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반면 몇몇 누리꾼들은 "같은 비용 냈는데 배려석이 왜 있어야 하냐", "사람이 없을 때는 앉아도 된다", "핸드폰을 보느라 임산부가 자신의 앞에 왔는지 정말 몰랐을 수도 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임산부 배려석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단순 임산부의 편의가 아닌 태아의 유산 위험성 때문이다. 비임산부 승객이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하더라도 과태료나 벌금 등의 법적 불이익은 없으나, 경우에 따라 도덕적으로 좋지 않다는 인식을 받을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2016년 5월부터는 앉아있다가 임산부가 나타나면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임산부를 위해 무조건 비워두는 것으로 캠페인을 수정하여 상시 비우는 것이 정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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