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뺑소니에 무너진 체육교사 꿈…20대 청년 5명 살리고 하늘로

체육 교사 꿈꾸던 20대 조병훈씨
아르바이트 마치고 귀가 중 뺑소니 사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 뺑소니 차량에 치여 쓰러진 20대 청년이 5명에게 생명을 나눠주고 하늘로 떠났다.

2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4월 1일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에서 조병훈씨(22)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나눠 5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조 씨는 6년 전 아버지가 사고로 뇌를 다쳐 사망한 이후 가장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그는 용돈을 벌고자 아르바이트를 하고 돌아가는 길에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기적을 바라던 가족들은 그가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듣고, 이대로 떠나기에는 너무 어리기에 좋은 일을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5명에게 새 생명을 나눠주고 세상을 떠난 조병훈씨. [이미지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경기도 부천시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조 씨는 활발하고, 어려운 친구를 먼저 돕는 마음 따뜻한 청년이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해 태권도 4단 자격을 땄고, 지역 태권도 대회에 나가 금메달도 여러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이에 조 씨는 아이들에게 즐겁게 운동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체육 교사가 되는 꿈을 키웠다. 이후 부천대 스포츠재활학과에 입학한 조 씨는 총학생회에 몸담아 학교생활도 열심히 했다.

조 씨의 어머니 이경희 씨는 "병훈아 이제 너를 만날 순 없지만, 너의 몸 일부라도 다른 사람 몸에서 살고 숨 쉬고 있는 거니까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힘들었던 거 다 잊고 새 삶을 살아. 보고 싶다.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