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로 공격 성공" 주장
구체적 날짜, 공격 내용 없어 의구심
홍해 무역로에서 상선들을 향해 무차별 공격을 일삼고 있는 예멘 후티반군이 미군의 최첨단 핵추진 항공모함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티반군의 전력만으로 미군 항공모함 공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향후 이들이 이란과 중동 내 친(親)이란계 군벌조직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할 경우 미군 항공모함 전단이라해도 홍해상 작전에 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전날 예멘 후티반군은 자체 운영중인 예멘 알 마시라 TV를 통해 자신들이 미군 항공모함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후티반군의 야히야 사레아 대변인은 "우리 군의 미사일 부대가 홍해 북부 해역에서 미국의 항공모함 아이젠하워함을 목표로 작전을 개시해서 여러 발의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작전은 성공적으로 수행됐다"고 발표했다.
후티반군이 공격했다고 주장 중인 아이젠아워함은 미군의 최신 핵추진 항공모함인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CVN-69)함을 뜻한다. 아이젠하워함은 지난해 10월 호위 함정들을 거느리고 홍해로 출항해 올해 1월부터 후티반군의 무차별 공격으로부터 상선들을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후티반군은 지난해 11월 이후 70회 이상 상선 및 소형 군함들을 공격하고 상선 2척을 파괴, 1척을 납치하는 등 피해를 입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군 항공모함을 직접 공격할만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후티반군도 아이젠하워함을 공격한 구체적인 작전 날짜와 미사일 발사 규모 및 명중 여부, 피해 수준 등 구체적인 공격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공격에 대해 미군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익명의 미군 관계자는 주요외신에 "후티반군이 주장한 공격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후티반군은 앞서 지난달 말에도 아이젠하워함 공격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미군은 아예 상대할 가치도 없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한 바 있다.
다만 향후 후티반군이 현재 무기를 공급받고 있는 이란이나 중동 내 친이란 군벌 세력들과 규합해 미 함대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설 경우에는 미군도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 해군 잠수함 조종사 출신인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 해군은 2차세계대전 이후 가장 긴 전투를 홍해상에서 수행하고 있다. 우리는 매번 모든 공격을 막아내야한다"며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장기화된다면 미군은 상당한 피해를 보기 시작할 것이며 반대로 후티반군은 작전 성공률이 계속 올라가며 경험이 풍부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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