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92원 개장, 시가기준 1년8개월 이래 최고치
원/달러 환율이 7.4원 오른 1392.0원로 출발한 21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서 원/달러 환율이 1391.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에서 한국이 제외됐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시가 기준으로 1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한도를 대폭 증액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3원 오른 1392원에 개장했다. 시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8일 기록한 1394원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93.50원까지 상승했다가 10시27분 현재 1390.22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환율이 상승한 것은 유로화 약세로 인한 달러 강세로 아시아 통화가 동반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일 달러화는 스위스 중앙은행의 깜짝 금리 인하와 영국 잉글랜드은행의 오는 8월 인하 기대에 강세를 보였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앞서 스위스 중앙은행이 시장 예상과 다르게 2회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하면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인한 선진국 통화 약세로 상대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며 "중국, 일본도 미국과 다르게 통화 완화적인 정책을 펼치며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화 약세로 인한 강달러 현상에 아시아 통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8월부터 이달까지 11개월 연속 월평균 1300원을 넘기고 있다. 1300원대 환율이 이처럼 장기간 지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주요 원인은 달러가 매우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와 강한 고용 등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중이다.
작년 8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는 1300원대 초반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2분기 들어서는 1300원대 후반까지 올라갔다. 지난 4월에는 장중 1400원을 찍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의 대응도 강해지고 있다. 이날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공단과 2024년 말까지 외환스와프 거래한도를 기존 35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증액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가 외환시장 불안정시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외환스와프로 흡수할 수 있어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을 완화시키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이 해외주식에 투자하기 위한 달러화 매입 수요를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으로 대체하면 원화 약세를 억제하는 효과가 생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외환스와프 거래를 통해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경험과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지속되는 점 등을 고려해 두 기관의 대응여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의 스와프 발표 이후 원·달러 환율은 상승폭을 소폭 줄였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에서 빠졌다. 한국은 2016년 이후 7년여 만인 지난해 11월에 이어 또 한 번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 미 재무부는 전일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독일 등 7개 국가를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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