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올해 소방 사이렌이 울려 퍼진 지 100주년을 기념해 국내 유일 모델로 평가받는 나팔부착형 소방 모터 사이렌이 발견된 '연천군 전곡의용소방대 사이렌탑'을 국가유산으로 등록 추진한다.
도 소방재난본부는 연천군 전곡의용소방대 청사와 사이렌탑을 국가유산으로 등록하고 청사에 전국 최초 의용소방대 역사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연천군 전곡읍 옛 전곡의용소방대 청사 건물 옥상에서 대형 나팔이 부착된 소방 모터 사이렌이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모터 사이렌은 대형 나팔 3개가 부착된 형식으로 경기도에서 유일한데다 모델이 희귀하고 설치 당시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도 소방재난본부가 국가유산 등록을 추진 중인 소방 사이렌의 역사는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 강점기 시간을 알리는 시보는 '오포'였다. 오포는 정오에 대포를 쏴서 시간을 알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오포는 대포 발사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컸다. 당시 경성소방은 예산 절감을 고민하게 됐고, 소방에 설치된 모터 사이렌을 울리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기됐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100년전인 1924년 6월21일 첫 사이렌이 전국에 경성에 울렸다. 사이렌 소리는 사방 2리까지 전달됐고, 정오 사이렌 취명은 전국으로 확대됐다.
정오사이렌 취명은 정오 90초 전에 울리기 시작해 정각에 끝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정오 사이렌은 이후 지방의 경우 1970년대까지도 사용했으며 점차 지역 여건에 따라 폐지되기 시작해 1982년 야간통금이 해제되면서 사라졌다.
조선호 도 소방재난본부장은 "현재 소방에서는 소방차나 구급차에만 사이렌을 사용하고 있지만 모터 사이렌 탑은 우리나라 경보장치의 발달사를 증명하는 중요한 유물이고 시급히 보존 조치가 필요한 유산"이라며 "전곡의용소방대 사이렌탑을 국가유산으로 등록하고 잘 보존해서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1920년대부터 전국의 읍면 단위 이상 대부분의 도시에는 이전의 화재 경종(警鐘)을 대신해 소방이나 경찰에서 사이렌탑을 설치해 운영했기 때문에 수량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대부분 없어지고 전국에 30여개 정도의 사이렌탑만 남아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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