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밀착도 높인 SK하이닉스
HBM4, HBM4E 양산 로드맵 앞당겨
미국 엔비디아가 장중 시가총액 1위를 하는 등 기록을 새로 써가면서 핵심 공급사인 SK하이닉스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시총이 19일 기준 175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양산 시점도 앞당기는 등 시장 지배력을 높이면서 엔비디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HBM4와 HBM4E 등 차세대 HBM 로드맵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HBM4는 2026년, HBM4E는 2027년에 각각 양산하려던 계획을 일 년씩 앞당겼다. HBM4는 내년, HBM4E는 2026년 양산 목표로 세부적인 개발 중이다. HBM이 탑재되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 출시 주기가 2년에서 1년으로 좁혀지면서 이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다.
HBM4는 전세대인 HBM3E 대비 대역폭이 40% 확대되고 전력 소모는 70%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반면 집적도는 1.3배 높아진다. HBM4부터는 제조 과정에 일부 로직 공정을 포함되는 만큼 SK하이닉스와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협력 관계도 깊어지고 있다. 양사는 지난 4월 HBM4 개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엔비디아 요청에 함께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HBM2E와 HBM3, HBM3E 등 여러 세대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워오고 있다. 덕분에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 대표 공급사로서 1위 입지를 굳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세계 HBM 시장에서 53% 점유율로 삼성전자(38%), 미국 마이크론(9%)을 앞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미국서 열린 ‘GTC 2024’와 이달 대만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4’에서 모두 HBM 공급사로 SK하이닉스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관련 시장 포문을 열었다. 다음 세대인 HBM2의 경우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2015년에 먼저 개발 소식을 전하며 뒤처지는 듯했지만 HBM2는 2016년, HBM2E는 2019년에 선보이는 등 기술 개발을 지속했다. HBM 개발 초기엔 미국 AMD와 협력해 제품 기술력을 높였는데, 후속 제품으로 접어들면서는 엔비디아 납품 비중이 커지며 밀착도를 높이고 있는 상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HBM이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을 때 2022년 HBM3를 처음으로 양산한 뒤 H100(엔비디아 AI 가속기 모델)에 공급했다"며 "이때부터 본격적인 락인(Lock in) 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HBM을 중요 사업으로 여기고 적극 챙기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월 미국에서 젠슨 황 CEO를 만나 관련 사업을 논의했다.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 CEO와 만난 사진을 올리며 친분을 나타내기도 했다. 해당 사진에는 황 CEO가 최 회장에게 남긴 ‘AI와 인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십을 위해!’라는 문구가 담겨 있어 눈길을 끌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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