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보험에 높은 환급금 탑재
보장·저축 기능 모두 갖춰
"보험사 CSM 확보 유리"
생명보험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 인기가 식자, 새 먹거리로 '환급강화형'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종신보험과 같은 보장성보험에 높은 환급금을 탑재해 보장과 저축 기능을 모두 갖춘 상품이다. 종신보험이 담보하는 사망보장 외에 암보장을 결합하거나 생애보장을 강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혜택을 높여 낮아진 환급률을 메우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달 종신보험에 암 보장을 결합한 '암플러스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고객이 암에 걸렸을 때 사망보험금을 2배 올려주고 남은 보험료 부담은 없애주며 그동안 낸 보험료는 암진단자금으로 돌려준다.
이 상품의 사망보험금은 갈수록 증가하는 구조다. 가령 만 40세 남성이 10년납으로 2500만원짜리 사망보험에 가입했다고 가정하자. 사망보험금은 2년 경과시점부터 20%(500만원)씩 5년간 체증해 5000만원까지 올라간다. 암에 걸리면 해당 시점 사망보험금이 2배 늘어 최대 1억원까지 증가한다. 여기에 보험 장기 유지 시 지급되는 증액사망보험금 2300만원까지 추가하면 최대사망보험금은 처음보다 4배 이상 늘어난 1억2300만원이 된다.
KDB생명은 이달초 '더블찬스 종신보험'을 선보였다. 5·7년간 보험료를 내고 10년 시점에 계약을 해지하면 납입보험료의 약 120%를 돌려주는 단기납 종신보험이다. 암을 진단받거나 상해·질병으로 50% 이상의 후유장해를 입은 것으로 판정되면 보험료를 모두 돌려준다. 이 경우 가입자는 납입면제가 돼 앞으로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계약이 유지된다. 겉으로는 보장성 보험이지만 암 진단 여부 등에 따라 사실상 저축성 보험으로 바뀌는 상품인 셈이다.
삼성생명이 올해 초 출시한 '생애보장보험'도 환급강화형 상품이다. 암보험에 종신보험 기능을 추가했다. 보험료 납입기간 내 암 진단을 받으면 낸 보험료를 돌려받고 납입이 면제된다. 보험료 완납 후 암 진단을 받으면 납입보험료 50%를 환급해주고 납입보험료의 최대 65%를 암생활비로 지급한다. 사망보장을 비롯해 계약 유지 기간에 따라 100~110%대의 해지 환급률을 제공하는 등 단기납 종신보험 성격도 갖췄다.
동양생명이 지난달 출시한 '(무)수호천사내가만드는유니버셜종신보험'은 '보너스'라는 명목으로 환급 기능을 강화했다. 계약일 이후 10년 시점부터 최대 60세까지 매년 유지 보너스를 지급한다. 5·10년 경과 시점에 직전 5년간 누적된 기본 보험료를 바탕으로 보너스를 지급하는 보험료 납입 보너스 혜택도 있다. 또 보험료 완납 시점까지 암·뇌혈관질환·허혈심장질환에 걸리지 않으면 주계약 적립금에 무사고 보너스를 지급한다.
보험사들이 이런 상품에 집중하는 건 금융당국의 환급률 규제와 비과세 혜택 폐지 가능성 등으로 단기납 종신보험의 인기가 줄어든 상황에서 보험사 실적에 유리한 보험계약마진(CSM)을 빠르게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높은 보험료를 내더라도 원금을 지키려는 고객 수요도 흡수하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존 원금보장성 환급강화형 상품은 방카슈랑스 채널 중심으로 판매됐지만 최근엔 보험설계사(FP)나 법인보험대리점(GA)에서도 적극 취급한다"면서 "생보사 고유의 상품으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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