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자 형태의 그림 상자에 보관해와
2020년 1월 도난 사실 인지했으나
최근 종로구청 통해 그림 도난 신고
약 197년 만에 일본에서 국내로 들어왔던 혜원 신윤복(1758~?)의 그림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17일 국가유산청은 신윤복의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를 소장하고 있던 사단법인 후암미래연구소 측이 최근 서울 종로구청에 그림 도난 신고를 했다고 전했다. 후암미래연구소 측은 2019년 12월~2020년 1월쯤에 이 그림을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소 측은 "족자 형태의 그림을 말아서 오동나무 상자에 보관해 왔으나 2020년 1월 사무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소장품이 없어진 것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연구소 측은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명확한 증거가 없어 도난 의심자에게 역고소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 소를 취하하면서 끝내 그림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도난 추정 시기로부터 약 4년 만에 최근 종로구청을 통해 도난 신고를 냈고, 국가유산청은 누리집 '도난 국가유산 정보'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이렇게 되면 최소한 불법 거래는 방지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국가유산청은 고미술 업계와 주로 거래 시장을 확인하는 한편, 제보를 통해 그림과 관련한 정보를 확인할 방침이다.
'고사인물도'는 신화나 역사 속 인물에 얽힌 일화를 주제로 그린 그림을 칭한다. 제갈량이 남만국의 왕 맹획을 7번 잡았다 놓아주고는 심복으로 만들었다는 '칠종칠금'(七縱七擒) 고사를 다루고 있다. 그림 상단에는 '귀신같은 군사들도 마침내 그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지금 무슨 분부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분의 도덕이 매우 높음을 알겠다'라는 화제와 '조선국의 혜원이 그리다'라는 묵서가 있다. 섬세한 인물과 교자상의 표현과 함께 화사한 채색으로 전래 실경 풍속화의 기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풍속 화가였던 신윤복이 그린 이 그림은 1811년 마지막 조선통신사 파견 때 일본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은 "2008년에 개인이 일본의 수집가에게 구입해 일본에서 국내로 197년 만에 돌아왔다"라고 설명했다.
이 그림은 2015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그림으로 본 조선통신사' 전시에도 걸렸었다. 당시 박물관 측은 "신윤복의 외가 친척이었던 피종정이 신윤복에게 부탁해서 그린 뒤 일본으로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며 "조선통신사를 통해 (두 나라를) 오고 간 대표적인 회화 작품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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