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급 아티스트와 고려인 참여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드라마극장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문화 공연'에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양국 예술인과 고려인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12일(현지시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함께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칼리벡 쿠아느쉬 드라마 극장'에서 열린 합동 문화공연을 관람하고, 양국의 화합을 도모했다.
‘'류와 혼종: 다름과 어울림의 미학'을 주제로 한 이번 합동 문화공연은 양국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고려인이 참여했으며, 오페라·재즈·민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양국의 문화적 친밀성을 높였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양국을 잇는 연결고리인 고려인들의 애환도 곳곳에 포함돼 의미를 더했다.
공동 사회자는 카자흐스탄의 최고 인기 한류 스타인 송일국 배우와 카자흐스탄 유명 TV 예술 프로그램 진행자 딜나즈 자스카이라토바 씨가 맡았다. 송 배우가 주연한 K-드라마 '주몽'은 2008~2009년 카자흐스탄에서 방영됐으며, 당시 한국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인 80%를 기록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카자흐스탄 국립 예술단은 축제를 시작할 때 부르는 전통 노래 '토이바스타르'로 개막을 알렸으며, 흥겨운 리듬이 인상적인 '고려 아리랑' 공연을 선보였다. '고려 아리랑'은 고려극장 예술감독 출신이자 카자흐스탄 재즈의 개척자인 고려인 고(故) 야코프 한이 2015년 작곡한 노래다. 또 카자흐스탄 바이올리니스트 자밀라 세르케바예바는 한국민요 '도라지' 등을 편곡해 'K-컬쳐'를 카자흐스탄 스타일로 변주했다.
카자흐스탄 전통음악도 어우려졌다. 카자흐스탄 오페라 합창단은 전통악기 '돔브라'와 함께 공연을 펼쳤고, 카자흐스탄 '국민 가수'로 불리는 마이라 무하메드크즈는 민속 음악 '굴데라이음'을 소개했다.
고려인 애환도 담아…양국 화합 도모
공연에는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 예술단의 참여가 눈길을 끌었다. 고려극장 예술단은 1932년에 고려인 동포를 주축으로 창립돼 재외동포 예술단 중 가장 긴 역사를 가진 공연 단체다. 고려극장 예술단은 이날 무용수 10여 명의 역동적인 소고춤과 카자흐스탄 발레단과의 합동 부채춤을 선보였다.
테너 이영화, 소프라노 손현경, 베이스 임철민, 피아니스트 박종훈 등 전 세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국 클래식 공연자들과 나윤선 재즈팀은 카자흐스탄과 고려극장 공연단의 다채로운 공연에 '그리움과 만남, 모험의 스토리'를 담은 레퍼토리로 화답했다.
테너 이영화는 이탈리아 가곡 '나를 잊지 말아요'를, 임철민은 고향의 추억을 그리움으로 승화시킨 한국 가곡 '향수'를 이영화와 듀엣으로 부르며 고려인의 애환을 위로했다. 세계 정상급 오페라 하우스에서 프리마 돈나로 활약하고 있는 소프라노 손현경은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에 이어 '넬라 판타지아'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 및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피아니스트 박종훈은 쇼팽의 야상곡 2번에 이어 ‘왕벌이 되어 고국의 가족 품으로 날아간 왕자의 이야기’를 담은 연주곡 '왕벌의 비행'을 연주했다.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과 재즈팀은 '아리랑'과 스페인 기타 연주곡 '아스투리아스'를 재해석한 스캣 공연으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라는 카자흐스탄 지역 특색을 바탕으로, 닮은 듯 익숙하면서 낯설기도 한 양국의 문화 코드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교류의 의미를 더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의 국립 아카데미 칼리벡 쿠아느쉬 드라마 극장에서 '한-카자흐스탄 문화 공연' 관람에 앞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함께 '위대한 평야(steppe·스텝)의 황금'이라는 특별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공연이 펼쳐진 국립 아카데미 칼리벡 쿠아느쉬 드라마 극장은 1991년 개관했으며, 2020년 카자흐 민족 국립 극장의 기초를 구축한 명배우 칼리벡 쿠아느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명명한 곳이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로비에서부터 '위대한 평야의 황금'이라는 특별한 전시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 부부의 국빈 방문을 기념해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의 '황금 인간' 복원품 등 고대 황금 유물 컬렉션을 전면 배치했다. 로비에는 카자흐스탄 전통 이동식 가옥 '유르트'가 함께 전시됐다. 비바람과 추위를 막아주는 돔 형태 구조의 가옥은 카자흐스탄 유목민들이 전 생애주기를 함께 하며 살아가는 공간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정부가 민족의 자부심이 담긴 문화적 상징 '황금 인간'과 '유르트' 등을 특별 전시하며 윤 대통령 부부 등 한국을 최고의 예우로 맞이했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에는 양국 정상을 비롯해 카자흐스탄 측 주요 인사와 현지 한류 팬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아스타나=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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