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시대 유적만 등재" vs "전체 역사 반영해야"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 의원들이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지원하기 위해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와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1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자민당 프로젝트팀 좌장인 다치바나 게이치로 의원 등은 내주 윤 대사를 만나 등재와 관련한 일본 측 입장을 다시 한번 설명하고 한국 정부 이해를 요청할 계획이다.
일본은 17세기에 사도광산 금 채굴량이 많았다는 점을 들면서 16∼19세기 중반 에도시대 관련 유적만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일본이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며 이 또한 반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를 담당하는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지난 6일 사도광산과 관련해 "광산 채굴의 모든 기간에 걸친 추천 자산의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해설·전시 전략과 시설을 현장에 개발하라"는 등 여러 사항을 주문하며 '보류'(Refer)를 권고했다. 이는 이코모스가 한국 측 주장을 받아들여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는 취지로 일본에 권고한 것으로 읽힌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코모스 권고 뒤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이 반영되지 않으면 등재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도통신은 자민당 의원들이 추진하는 면담에 대해 "등재에 이해를 얻어 일본 정부와 현지 대처를 뒷받침하려는 목적이 있다"면서 "한국이 강제노역을 포함한 역사 전체를 반영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면담에서 찬동을 얻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내달 하순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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