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밀양2공장 추가 증설…생산 확대
전 세계적 인기 끌면서 공급보다 수요 달려
신공장 가동되면 2026년 매출 2.4조 전망
덴마크 정부는 최근 삼양식품 의 불닭볶음면 3종(핵불닭볶음면 3배 매운맛·2배 매운맛·불닭볶음탕면)에 대한 리콜 결정을 내렸다. 품질 때문이 아닌 '너무 매워서'였다. 덴마크 정부는 '캡사이신 함량 너무 높아 급성 중독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했다.
128개국에서 판매되는 불닭볶음면이 너무 맵다는 이유로 리콜된 것은 처음이다. 덴마크 정부의 결정에 대해 현지 소비자들이 화를 낼 수 있다. 불닭볶음면이 전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매운맛 좋아하는 한국인들조차 출시 초기 '사람이 어떻게 이런 걸 먹냐'는 반응을 보였던 이 제품은 지난해에만 9100만개가 팔렸다. 세계 인구가 81억명인 만큼, 지구상에 100명 중 1명은 불닭볶음면을 먹어본 셈이다.
전 세계에서 불닭볶음면 주문이 빗발치자 결국 삼양식품이 결단을 내렸다. 2025년 지어질 밀양 제2공장의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2026년이면 삼양식품의 연간 생산능력은 25억개를 넘어서게 된다.
밀려드는 주문에 삼양식품 밀양 제2공장 증설 결정…2026년이면 생산능력 25억개로 ↑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연간 생산능력은 올해 18억개에서 2년 뒤인 2026년 25억개로 37% 증가할 전망이다. 당초 2026년 생산능력이 24억개로 예상됐으나, 삼양식품이 지난 5일 밀양 제2공장 투자 규모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1억개 더 늘게 됐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8월 밀양 제2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했는데, 당시 5개 생산라인을 지을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더 많이 밀려드는 불닭볶음면 주문에 6개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2025년 7월부터 밀양 제2공장이 본격 가동된다고 가정하면 삼양식품의 생산능력은 올해 1조9560억원에서 2026년 2조763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 같은 해 삼양식품의 매출은 2조3643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올해 매출 예상치인 1조5994억원 대비 약 48% 늘어난 규모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양식품의 밀양 제2공장 투자 규모 확대 계획이 발표되면서 공급 물량 추가 확대가 예상된다"면서 "이로써 실적 전망치 역시 상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밀양 제2공장 준공 후에는 중남미와 유럽으로 수출 지역이 확대돼 오리지널과 까르보 외 신제품 판매 확대가 잇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1년 매운맛 새 지평 예상한 김정수 부회장…불닭 개발 위해 닭 1200마리 , 소스 2t 소비
2012년 4월 불닭볶음면이 세상에 나오게 된 일화는 유명하다. 2011년 삼양식품의 김정수 부회장은 딸과 함께 명동에 들렀다 매운 음식을 먹으려고 길게 줄 선 사람들을 목격했다. 매운맛의 새 지경이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 김 부회장 ‘극도로 매운 볶음면’이란 콘셉트를 잡아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개발에 참여했던 한 연구원은 "불닭볶음면을 만들기 위해 소스 2t, 닭 1200마리를 먹으며 최적의 소스 비율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2012년 매출 3258억원의 중소기업 삼양식품을 지난해 1조1929억원대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초기 불닭볶음면은 유튜브 등에서 '매운 라면 먹기 챌린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영국남자'로 잘 알려진 유튜버 조쉬가 지인들과 함께 불닭볶음면을 먹고 괴로워하는 영상이 시작이었다. 이후 다른 유튜버들이 도전 영상을 올리면서 불닭볶음면이 전 세계에 알려졌고, 글로벌 히트 상품이 됐다. 유명 음식 유튜버 맷 스토니의 챌린지 영상은 1억4000회를 넘기기도 했다.
불닭볶음면은 이제 마니아층의 도전 영상이 아닌 대중의 일상을 통해 소비되는 중이다. 오리지널뿐 아니라 까르보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재 미국 코스트코, 월마트 등에서는 품절 대란이 일었다. 최근에는 미국 유명 여성 래퍼 카디비가 자신의 틱톡 계정에 까르보불닭 영상을 올렸는데. "이 제품 사기 위해 30분 동안 운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급 뚫린다"는 소식에 삼양식품 시총 식품 2위로…CJ제일제당 넘어서나
품절 대란 속 밀양 제2공장 추가 증설 소식에 지금 주가는 급등 중이다. 이로써 삼양식품은 국내 식품주 대장주 자리도 넘보고 있다. 13일 기준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은 4조5951원으로 농심(3조3515억원)은 물론 오리온(3조8983억원)도 제쳤다. 이 같은 주가 급등세가 이어진다면 시총 1위 CJ제일제당(5조7281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의 고속 질주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만 봐도 해외 법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해외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2889억원에 달했다. 북미 법인 매출은 5650만달러(약 771억원)로 1년 전보다 209.8% 늘었고, 같은 기간 중국 법인은 5억위안(약 942억원)으로 194%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71만원에서 80만원으로 올렸다. 한 연구원은 "주가만큼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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