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혁 GS리테일 퀵커머스실장 인터뷰
우리동네 딜리버리(우딜) 개발·운영 담당
어르신 도보배달 특성 배려한 앱 환경
"어르신들의 일자리가 사회적인 문제잖아요. 고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으면서도 도보로 편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사업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전진혁 GS리테일 퀵커머스실장(O4O부문)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서울시와 손잡고 진행 중인 어르신 일자리 동행 사업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어르신 일자리 동행 사업은 GS리테일의 도보 배달 중계 플랫폼인 '우리동네 딜리버리(우딜)'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도보 배달원 일자리를 제공한다. 사업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도보배달의 절차나 우딜 앱 사용법 등 교육을 받고 배달원으로 활동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형 헬스케어 사업인 '손목닥터9988'과 연계해 활동 실적에 따라 특별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은 시니어 맞춤 콜 배치 등을 추가 지원한다.
전 실장이 이끄는 퀵커머스실은 우딜의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다. 우딜은 근거리의 배달 주문을 받아 도보나 자전거로 배달할 수 있도록 배달원과 매장을 연결한다. 우딜 앱을 설치한 뒤 소정의 안전교육만 받으면 만 18세 이상인 누구나 배달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 현재 편의점 GS25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GS더프레시 등 GS리테일의 매장은 물론 올리브영과 버거킹 등의 배달주문도 우딜과 연동된다.
우딜 앱에서는 어르신 도보배달원들을 위한 특화기능도 제공한다. 우딜 앱에서 배달 주문을 받을 때 배달 물품이 어떤 종류의 제품인지, 배달 물품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를 표시해 주는데, 배달 중개 서비스 중 우딜에서만 제공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아이스 커피를 배달한다면 물품 종류에 차가운 제품이라는 표시와 대략적인 무게가 나오는 방식이다.
상대적으로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튜토리얼(연습) 기능도 제공한다. 앱에서 가상의 주문이 들어온 화면을 띄우고 주문 수락부터 배달물품 픽업, 배달 완료까지 과정을 앱에서 체험할 수 있다. 물품 픽업 과정에서 물품이 뒤바뀌는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도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배달 물품을 픽업할 때 우딜 앱에서 물품에 새겨진 주문번호를 입력해야 픽업이 가능하다.
배달 주문을 배달원이 보고 직접 고를 수 있는 것도 어르신들을 위한 배려 차원이다. 일부 배달 중계 서비스와 달리 강제배차가 이뤄지지 않아 어르신들이 배달 물품의 무게나 배달지까지의 거리 등을 보고 직접 주문을 고를 수 있다. 우딜 앱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단순하게 구성해 사용이 편리하도록 했다. 시력이 낮은 어르신들을 위해 앱 화면의 글자나 버튼 등의 크기를 키우는 업데이트도 오는 8월 예정돼 있다.
어르신들의 도보 배달이라는 특성을 반영한 조치들도 있다. 패스트푸드 등 빠른 시간 내에 배달이 필요한 음식물은 도보배달 가능 거리를 줄여 빠른 배달이 가능하도록 했다. 일정 무게 이상의 무거운 배달물은 어르신들의 배달이 어려울 것을 고려해 오토바이 등 운송수단을 활용하는 배달원에게 배치한다.
서울시 어르신 동행일자리 도보 배달원 일을 시작한 오인식 씨가 신도림역 근처에서 배달근로자용 앱을 통해 들어온 콜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원본보기 아이콘어르신들이 배달 과정 중 모르는 점이 생기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우딜 배달원용 콜센터로 전화하면 된다. 전 실장은 "고객센터가 밤 11시까지 운영해 어르신들의 문의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배달 과정이나 비대면 배달 방법과 같은 기초적인 문의부터 앱 사용법까지 다양한 문의가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이 서울시와 어르신 도보배달 사업을 추진한 것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어르신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다. GS리테일은 우딜 서비스에서 활동할 도보배달원을 모집할 수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현재 우딜 배달원으로 활동하는 만 60세 이상 어르신은 약 1000명 이상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배달을 시작한 어르신들이 포함된 수치다.
전 실장은 무리한 배달보다는 일상에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운동 차원에서 도보배달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너무 무거운 물품을 도보로 배달하거나 먼 거리를 도보로 이동해 건강을 해치는 건 지양해야 한다"면서 "건강관리를 하는 차원에서 하루 30분에서 1시간씩 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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