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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어두운 옷 입고 엎드려있던 노인…사망사고 낸 운전자는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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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예견 어려웠던 이례적인 일"

한밤중에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고 도로에 엎드려있던 70대 노인을 치어 숨지게 한 40대 운전자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9일 청주지법 형사1단독 권노을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A씨는 지난해 2월21일 오후 10시43분쯤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의 한 도로를 시속 70㎞로 주행하던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도로 위에 엎드린 채 고개를 들고 있던 B씨(70대)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도로에는 가로등이 없었으며, B씨는 어두운색의 옷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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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판사는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당시 B씨가 식별된 뒤 충격까지 불과 1~2초 남짓의 시간밖에 없었다"며 "피고인이 제동 장치를 조작할 겨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과실로 B씨가 숨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예견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일에 대해서도 운전자에게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최근 이 사건과 유사하게 운전자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에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 일이 있었다. 지난 2월 울산지법 형사항소1-3부(이봉수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C씨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C씨는 2021년 12월 이른 새벽 울산 한 도로를 운전하다가 횡단보도에서 80대 D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D씨는 보행자 녹색신호가 깜빡일 때 길을 건너기 시작했고, 적색신호로 바뀐 뒤에도 계속 건너다가 사고를 당했다. 1심 재판부는 보행자 신호가 적색인 상황에서 누군가 횡단보도를 건너리라고 운전자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C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사고 당시 상황을 다시 살핀 끝에 C씨가 길을 건너오는 D씨를 알아채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했다. 해가 뜨기 전 어두운 시간이었고, C씨 맞은편 차의 전조등 불빛 때문에 시야가 방해받은 점 등도 고려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단순히 운전자가 전방 주시 의무를 위반해 이 사고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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