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이집트 '민간인 학살' 규탄…팔 수반, 안보리에 'SOS'
이스라엘 '모르쇠'…"100명 미만 사상, 테러범 몇명인지 몰라"
이스라엘이 인질 구출을 이유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대량으로 살상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번 군사작전은 제노사이드와 전쟁범죄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서방과 아랍권에서 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4명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수백명의 사상자를 냈다. 미국 CNN 방송은 가자지구 당국은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벌어진 이스라엘군의 작전 도중 최소 236명이 사망하고 4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현지 의료진은 사망자 시신이 병원 두 곳으로 옮겨졌으며, 정확한 사상자 수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작전 지역에서는 격렬한 포격과 공습이 목격됐다. 당시 누세이라트에서 물건을 사던 주민 니달 압도는 "엄청난 폭격이 있었다"며 "10분도 안 돼 150발의 로켓이 떨어졌고, 도망치는 동안 시장에 더 많은 로켓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번 작전에 대해 "문명과 인류의 가치가 결여된 잔혹한 범죄"라며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끔찍한 학살"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군도 하마스의 공격을 받는 특수부대를 보호하기 위해 공습과 포격을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비린내 나는 학살"로 규정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서방에서도 규탄 목소리가 나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학살이 발생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이를 강력히 규탄하고, 유혈사태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시위에서 포스터를 들고 있는 시위자를 향해 이스라엘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에 반대하고 가자지구에 있는 인질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였다. [이미지출처=로이터통신·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휴전 협상을 중재해 온 이집트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하며 "이 공격은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15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100명 미만의 팔레스타인 사상자에 대해 알고 있다"며 "이 중 테러범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작전에 대해 "이스라엘은 테러리즘에 굴복하지 않는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후, 가자지구에서 3만6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하마스 측 보건부는 집계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카림 칸 검사장은 지난 4월 전쟁범죄 혐의로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하마스 지도부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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