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자본잠식 알록에 100억대 지원
일부 손실처리 했음에도 10억 추가 대여
코스닥 상장사 파커스 가 오너 2세가 지분을 들고 경영하고 있는 뷰티디바이스 업체 알록(Aalok)에 100억원이 넘는 지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알록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 자금 회수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파커스는 이미 수십억원을 손실 처리하기도 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커스는 자회사 알록이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70억원에 대해 제공하고 있는 담보의 기한을 기존 5월24일에서 오는 11월24일까지로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파커스는 2022년부터 알록의 채무를 위해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담보 설정 금액은 원금의 120%인 84억원이다. 알록이 70억원을 갚지 못할 경우 파커스가 부동산을 넘겨줘야 하는 셈이다.
알록은 2022년 자본금 15억원으로 설립된 뷰티디바이스 유통 회사다. 초음파·고주파 기기 울트라체인지, 탈모완화 기기 헤어버드, 통증완화 적외선 조사기 알록패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주요 제품을 파커스에서 제조한 후 알록이 판매하는 구조다.
파커스는 담보 제공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알록에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파커스는 알록에 38억원을 대여하고 있다. 또 알록에 외상으로 물건을 판 매출채권도 34억원가량 쌓여있다.
알록의 대표이사는 박창식 파커스 대표의 아들인 박헌우 이사다. 박 이사는 알록의 지분 17.89%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2022년 파커스가 알록 법인을 설립할 당시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된다.
1988년생인 박 이사는 2017년부터 파커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직책은 헬스케어사업부 총괄이다. 알록의 나머지 경영진은 박창식 대표와 박영태 파커스 사장이다. 박영태 사장도 박 대표의 특수관계자로, 사실상 가족이 경영하는 회사다.
알록은 올 1분기 말 기준 자산총액 26억원, 부채총액 147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2022년 법인 설립 첫해 매출액 17억원, 순손실 65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매출액 31억원, 순손실 63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손실이 누적되며 자본금을 완전히 소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알록의 부채 대부분은 파커스에서 나온 돈이다. 알록이 파커스 부동산을 담보로 중소기업은행에서 빌린 70억원, 대여금 38억원, 매출채권 34억원을 더하면 총 142억원으로 알록 부채총액과 맞먹는다. 만약 알록이 당장 청산을 하면 파커스는 이 중 26억원가량밖에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파커스는 지난해 말 알록에 대한 대여금 중 28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해두고 있다. 미반영 지분법 손실 중 일부를 대여금의 손실충당금으로 반영한 것이다. 통상 기업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경우 대손충당금으로 계상하고 손실처리 한다. 파커스의 적자 규모가 커진 배경이다.
이처럼 이미 대여금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하고 있음에도 파커스는 올 1분기 10억원을 추가로 알록에 빌려줬다. 같은 기간 파커스는 영업손실 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알록에 대한 지원 이유 등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파커스 측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불닭·김밥이어 또 알아버렸네…해외에서 '뻥' 터...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