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들의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1년 새 1조5000억원 넘게 늘어나며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주택담보대출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인터넷은행들이 기업대출 영업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7일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3사의 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3조89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3373억원) 대비 약 67%(1조5594억원) 늘어난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의 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1조1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45%(8903억원)나 성장했다. 케이뱅크 역시 같은 기간 기업대출 잔액이 3436억원에서 1조491억원으로 약 205%(7055억원)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기업대출 규모가 1조6995억원으로 인터넷은행 3사 중에 가장 컸지만 잔액이 전년 대비 소폭(364억원) 감소했다.
그간 가계대출 중심으로 사업을 키우던 인터넷은행들은 2022년부터 개인사업자대출을 출시하면서 기업대출 영역도 조금씩 넓히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과 시중은행 대비 금리 경쟁력이 높다는 점 때문에 단기간 성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대면으로 신청 가능한 개인사업자대출 금리를 비교해보면 인터넷은행의 금리 하단은 4~5%대 수준으로 주요 시중은행 대비 1%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인터넷은행들의 기업대출은 '개인사업자 대출' 중심이다 보니 건전성 관리는 숙제다. 자영업자 폐업률이 증가하는 등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상승하는 추세다.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1분기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일제히 전년 대비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이 0%였던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해 1분기에는 0.64%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도 0.06%였던 기업대출 연체율이 1.15%로 전년 대비 1.09%포인트 상승했다. 토스뱅크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3.07%로 전년 대비 2.21%포인트나 오르면서 악화됐다. 이와 관련 인터넷은행들은 기업대출 규모가 크지 않고, 감당 가능한 연체율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는 '법인대출' 역시 인터넷은행들의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법인대출의 경우 대출 외에도 급여통장, 퇴직연금까지 기업들의 '패키지' 수요가 강한 데다가, 법인대출 특성상 비대면보다는 대면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현행법상 대기업을 제외하고 법인영업이 가능하지만, 은행 창구나 지점이 없다 보니 영업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장기적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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