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질 GNI 성장률 2.4%, 8년만에 최고
반도체 수출 늘면서 교역조건 크게 개선된 영향
1분기 실질 GDP는 1.3% 성장
1분기 국민총소득(GNI) 상승률이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도 수년 내 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실질 GNI는 전분기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2016년 1분기에 2.8% 증가한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GNI는 GDP에서 국민의 해외 소득을 더하고 외국인의 국내 소득을 뺀 값이다. 국민소득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나온 지표다.
한은은 1분기에 수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 수입은 줄면서 GNI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올해 1분기에 반도체 등 IT 수출품 가격이 전기 대비 상승한 데 반해 원유 등 수입품 가격은 하락하면서 GNI 상승률이 커졌다"고 말했다.
올해 GNI 성장률이 다른 해에 비해 더 큰 것은 반도체 수출 개선폭이 컸기 때문이다. 최 부장은 "우리나라 수출 교역조건은 반도체의 영향이 70%에 이를 정도로 크다"며 "연초 반도체 업황이 크게 개선된 효과"라고 설명했다.
국내 전반의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수인 GDP 디플레이터는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9% 상승했다. 2021년 4분기 4.4%를 기록한 이후 9개 분기 만에 최고치다. 반도체 가격 등이 상승하면서 수출디플레이터는 상승했고 원유나 천연가스 가격이 낮아지면서 수입디플레이터는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한은은 작년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3만619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에서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6위다.
1인당 GNI 4만달러 달성도 수년 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 부장은 "현재와 같은 흐름이라면 환율이 안정된다는 전제 하에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가 수년 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1분기 실질 GDP성장률 1.3%, 속보치와 동일
한은은 1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잠정치)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4월25일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결과다.
우리나라는 작년 1분기 0.4%, 2분기 0.6%, 3분기 0.8%, 4분기 0.5%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예상치(0.6%)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1.6%를 기록했던 2021년 4분기 이후 9분기 만에 최고치기도 하다.
수출 개선세가 이어진 것은 물론 건설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도 좋아졌다. 1분기 지출항목별 성장률을 보면 수출은 반도체와 휴대전화 같은 IT 품목과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1.8%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개선되면서 3.3% 늘었다. 민간소비는 재화(의류 등)와 서비스(음식·숙박 등)가 모두 늘어 0.7% 증가했으며,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 등이 늘면서 0.8% 올랐다.
반면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2.0% 감소했으며, 수입도 천연가스, 전기장비 등이 줄어 0.4% 감소했다.
앞서 속보치와 비교하면 민간소비(-0.1%포인트), 설비투자(-1.2%포인트) 등은 낮아졌고, 건설투자(+0.7%포인트), 수출(+0.9%포인트) 등은 상향 조정됐다.
1분기 GDP에 대한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이 0.8%포인트, 건설투자 0.5%포인트, 민간소비 0.3%포인트, 정부소비 0.1%포인트 등의 순이다. 주체별 성장기여도는 민간이 1.2%포인트, 정부가 0.1%포인트로 성장의 대부분이 민간 영역에서 나왔다.
특히 건설투자의 경우 기여도가 작년 4분기 -0.6%에서 0.5%로 크게 올랐는데 1분기 양호한 기상 여건에 따라 일부 사업장의 마무리 공사가 늘면서 개선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경제활동별 성장률을 보면 제조업은 운송장비 등이 늘어 전기 대비 0.9% 증가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5.5% 증가했으며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과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늘어 전기 대비 0.9% 향상됐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