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 폐지 대신 수소에너지 기반 산업구조 전환
김태흠 지사 “마부작침의 집념으로 탄소중립의 새 길 열어나갈 것”
2022년 10월 6일은 충남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기후 위기에 맞서 충남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탄소중립 경제특별도'를 선포한 날이기 때문이다. 도는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1위라는 불명예를 탈피하기 위해 탄소중립 실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탄소중립 실현을 넘어 경제·산업 구조를 혁신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 있다.
5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후 위기에 대응해 한국을 포함한 세계 195개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파리협정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탄소중립 추진을 위한 법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국내 ‘순 배출량 0(넷제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1990년 292.1백만 톤에서 2020년 656.2백만 톤으로 30년간 약 2.2배 증가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탓에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기후 악당'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전국 온실가스 배출량 1위는 충남이다. 전력수요가 많은 수도권과 인접해 있고, 석탄 수입이 용이한 탓에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60기 중 절반인 30기(2020년 기준)가 소재해 있고, 석유 화학과 제철 등 고탄소 산업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충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8.7백만 톤으로 국가 총배출량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력발전소는 태안에 10기, 보령에 10기, 당진에 10기가 있다. 당진시가 충남 온실가스 배출량 전체의 33.8%를 차지해 가장 많은 배출량을 보였다. 당진시의 경우 에너지 산업의 배출량이 39.4%로 최상위권이다. 이대로라면 도는 2030년 충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8년 대비 약 24.2% 증가한 2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는 '충남이 못하면 국가 탄소중립 실현은 불가능하다'는 포부로 정부 계획보다 5년 앞당긴 '2045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힘쎈충남'이라는 비전 아래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030년까지 40%를 감축하고, 2045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도는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지 없이는 탄소중립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 정부의 제10차 전력 수급계획에 따라 오는 2046년까지 발전소를 점진적으로 폐지할 예정이다. 대신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저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5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블루수소 생산시설을 설치하고, 세계 최초 100% 수소 발전소를 조성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린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발전 특구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실증 연구시설 구축을 통한 친환경 기술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발전소 폐쇄로 지역의 인구 감소를 비롯해 경제 위축과 고용 감축이 불가피한 점을 고려해 정의로운 전환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기금을 조성하고, 석탄 화력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태흠 지사는 "충남에 대한민국 석탄화력발전소의 50%가 있고, 고탄소 배출 업종이 전체 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저탄소화 산업 구조로의 변화가 시급하다"며 "전국 탄소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충남이 못하면 국가 탄소중립 실현은 절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은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의 강한 집념과 의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온실가스 감축으로 충남이 탄소중립의 새로운 길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김아영 기자 haena935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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