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라인' 넘은 발언에도 잠잠
누리꾼들은 강경 불매 운동 주장
문제 삼아도 실익 없단 분석 나와
대만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만은 국가"라고 발언했지만, 이례적으로 중국이 침묵하고 있다.
4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젠슨 황은 이날부터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국제 컴퓨터 쇼 '컴퓨텍스 2024'에 참석하기 위해 대만을 방문했다. 젠슨 황의 발언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려져 일부 누리꾼들이 엔비디아 제품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중국 언론에서는 언급되지 않고 있다.
젠슨 황은 지난 29일 타이베이의 한 야시장을 찾았다가 '대만의 중요성'과 관련한 즉석 질문을 받고 "전자산업의 중심에 있는 대만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중 하나"라고 답했다. 또 '컴퓨텍스 2024'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2일에는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체육관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대만과 우리의 파트너십이 세계의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세계 지도에서 대만과 중국을 다른 색으로 표시해 화면에 띄우기도 했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 입장에서 젠슨 황의 행보는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다. 그러나 중국 언론들은 젠슨 황의 대만과 관련한 발언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나 과거 유명 연예인 등이 독립된 국가 관련 발언을 했을 때 대대적으로 문제 삼았던 것과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언론이 침묵하는 이유는 젠슨 황의 발언을 보도해도 실익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젠슨 황의 말을 문제 삼아 보도하는 경우 민감한 주제를 널리 알리는 역작용이 날뿐더러 마땅히 대응 방안도 없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중국에 대한 제재로 오히려 엔비디아의 수출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은 국가' 발언을 문제 삼아서 득 될 것이 없다는 관측도 있다.
젠슨 황의 발언이 중국 SNS에 전해지면서 중국의 일부 강성 누리꾼은 "조국이 조처를 하길 바란다" "중국 내에서 엔비디아의 모든 제품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 "해당 회사 직원들까지 중국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등 국가 차원에서 강경하게 불매운동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엔비디아 제품을 불매하고 다른 회사에서 구하려면 구할 수나 있나" "엔비디아 제품을 컴퓨터에서 꺼내버리면 게임을 할 수가 없다" "참으면 지나간다"는 등 자조 섞인 반응도 나왔다.
젠슨 황은 1963년 대만 남부 타이난에서 태어나 9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간 대만계 미국인이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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