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이고! 쪼이고!"…'춤으로 저출산 극복' 서울시 캠페인 논란

"이게 저출산 대책이냐" 일부 누리꾼 공분

괄약근에 힘을 줘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인 '케겔 운동'을 저출산 대책으로 이용하자는 서울시 캠페인이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캠페인은 한 서울시의원이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시 출생 장려 댄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지난달 31일 정오께 덕수궁 돌담길에 '재미있고 신나게 따라 해요!! 쪼이고! 쪼이고! 서울시 시민건강 출생 장려 국민댄조(댄스+체조) 한마당'이 열렸다고 한다.

서울시의 시민건강 출생장려 국민댄조 현수막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 행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진행됐다. 오전 11시50분부터 1시간가량 시민들이 모여 댄스, 체조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해당 '국민 댄조'는 서울 동작구에서 열린' 으랏차차 출생 장려 국민댄조 서울시 캠페인' 행사에서 처음 공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사에서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9일 국민의힘 소속 김용호 서울시의원은 '맨발 걷기와 국민댄조 운동을 통한 시민건강증진 활성화 정책 포럼'에서 케겔 운동의 효과를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은 "국민댄조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시민의 건강증진 및 출생 장려와 치매 예방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젊은 여성에게는 다이어트, 미용은 물론 출생 장려를, 장년층에게는 치매 예방에 큰 효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같은 달 20일 서울시 본회의에서도 김 의원은 직접 운동을 소개하며 시연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때 그는 "같이 한번 (운동을) 해보겠습니다. 하나, 둘, 셋, 조이고! 같이 조이고 하는 거예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한 누리꾼은 "웃겨서 찍은 사진"이라며 "출생 장려 댄스인데 출산과 꽤 멀어지신 분들만 춤을 추고 있는 게 유머였다"라고 꼬집었다.

글과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도 비판적인 반응이 다수였다. "누가 저런 걸 보고 애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겠나", "저출산 대책 예산이 이런 식으로 쓰일 거라 생각하면 아담하다", "태어난 애들이나 제대로 챙기는 게 낫다" 등 날 선 지적이 이어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