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30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세일즈포스·콜스를 비롯한 기업들이 잇달아 부진한 실적 및 가이던스를 내놓은 데다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수정치)이 둔화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탓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0.06포인트(0.86%) 하락한 3만8111.4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장보다 31.47포인트(0.60%) 내린 5235.4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3.50포인트(1.08%) 낮은 1만6737.08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3거래일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고, S&P500과 나스닥지수도 2거래일째 하락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의 기업용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 주가가 2008년 이후 최대 폭으로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세일즈포스는 시장 예상치를 밑돈 1분기 경영실적 발표에 19% 이상 급락했다. 미 전역에서 117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백화점 체인 콜스도 예상 밖의 부진한 실적으로 주가가 22%대 급락했다.
지난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엔비디아 주식은 이날 3%대 하락했다. 이날 장 후반 미국 당국이 국익을 위해 엔비디아와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와 같은 칩 제조업체의 중동에 대한 대규모의 인공지능(AI) 가속기 배송을 위한 라이선스 발급을 늦추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여파다. 다만 AMD 주가는 0.9% 소폭 상승했다. 아마존닷컴은 1%대,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2%대 각각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3%대,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은 1%대 내렸다.
미국 경제지표가 둔화된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계절 조정 기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수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1.3%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됐던 속보치 1.6% 성장과 비교해 둔화한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1.2% 성장)보다는 높았지만 작년 4분기 성장률 확정치 3.4%와 비교해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5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1만9000명으로 직전 주보다 3000명 증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31일에 발표될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주시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PCE가 둔화세를 나타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월가에서는 4월 근원 PCE 상승률이 직전 달과 비슷한 2.8%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더 나은 균형점으로 가고 있고 다른 나라 경제에서도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나타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 완화 흐름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Fed가 오는 9월까지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50%대 반영 중이다. 6월과 7월 회의에서 금리를 현 5.25~5.5% 수준으로 동결할 확률은 87%에 달했다.
유가는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1.32달러(1.67%) 내린 배럴당 77.9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5월22일 이후 최대폭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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