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롯데월드몰 SKT 번역기 트랜스토커 설치
외국인 방문객 "선택 언어 많고 사용도 편리"
SKT "데이터 학습 지속…정확도 개선 기대"
지난 4월26일 방문한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 15게이트 앞 안내 데스크. 외국인 방문객이 안내 데스크로 오자 이예빈 안내실장은 책상 위에 있는 투명한 모니터 앞으로 안내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여행 온 모우리 코린씨(60·여)는 딸이 모니터에 나열된 여러 언어 중 영어를 선택하자 마이크 앞으로 갔다. 코린씨가 롯데월드 입구가 어디에 있는지 영어로 묻자, 이 실장은 한국어로 답했다. 코린씨는 실시간 영어로 번역된 안내 멘트를 화면으로 보더니 "Thank you(감사합니다)"라며 롯데월드로 향했다.
롯데백화점은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동시 통역 서비스 ‘트랜스토커’를 에비뉴엘 잠실점 1층과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안내 데스크에 설치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트랜스토커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스페인어 등 총 13개국 언어를 지원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평균 200명의 잠실 롯데몰 외국인 방문객이 트랜스토커를 통해 문의하고 있다. SKT 관계자는 "유통업 외에도 대학, 카지노, 은행, 보험, 리조트, 호텔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에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으며, 일부는 구체적인 계약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외국인 방문객은 투명한 모니터 화면에서 지원 언어를 선택하고 마이크에 해당 언어로 이야기하면 된다. 안내 데스크 직원은 연동된 노트북 모니터 화면을 통해 한국어로 번역된 질문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직원이 한국어로 말하면 방문객들은 선택한 언어로 변환된 답변을 투명 모니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AI 동시 통역을 위해 SKT는 K-AI 얼라이언스 멤버인 코난테크놀로지와 협력해 음성 인식(STT), 자연어 처리(NLP), 번역 엔진, 거대언어모델(LLM) 등의 기능을 적용했다.
외국인 방문객들은 트랜스토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코린씨는 "많은 언어들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사용이 편리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몰 내 중국 음식점을 찾던 미국인 멘데즈씨(70·남)도 트랜스토커를 통해 수월하게 길을 안내받았다. 멘데즈씨는 "안내데스크 직원의 도움이 약간 필요했지만, 명확한 소통이 가능해 좋았다"고 전했다.
안내 데스크 직원 역시 한국어로 응대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 언어로 소통할 때보다 친절한 전달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 실장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언어도 소통이 가능해졌다"며 "이전에는 어떤 장소를 물어볼 때 층수와 대략적인 위치만 설명해줄 수 있었다면, 이제는 어떤 매장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된다는 등 부가적인 설명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다만 고유어나 브랜드 이름은 안내 데스크에서 재차 물어봐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친구와 여행 온 다이앤씨(27·여)가 영어로 ‘롯데월드’의 위치를 물었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여태월’이라는 한국어로 변환됐다. 다이앤씨는 "말한 것과 다르게 변환돼 아쉬웠다"고 말했다.
SKT 관계자는 "고유명사, 소음, 발음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며 "데이터 학습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고객이 많이 사용할수록 정확도는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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