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전 '암캐' 지칭한 주지사에 인사
주지사 '당황'…굳은 표정으로 동문서답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빈첸초 데 루카 캄파니아 주지사에게 당한 모욕을 갚아줬다.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등 현지 매체는 멜로니 총리가 이날 남부 도시 카이바노에서 열린 스포츠 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데 루카 주지사에게 복수했다고 보도했다. 멜로니는 개관식에서 데 루카 주지사를 만나 악수를 청하며 손을 내밀었다. 먼저 손을 내민 멜로니 총리가 "데 루카 주지사님, 제가 그 암캐 멜로니입니다. 잘 지내셨나요?"리고 인사했다. 데 루카 주지사는 당황해 굳은 표정으로 "어서 오세요. 저는 건강합니다"라고 동문서답했다.
이는 지난 2월 데 루카 주지사가 하원의사당 밖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가운데 멜로니 총리를 가리켜 '암캐'(stronza·영어로는 bitch)라고 부른 일을 꼬집은 것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PD) 출신인 그는 당시 지방정부에 더 많은 재정 운용 권한을 부여하는 지방자치법에 거세게 반대했는데, 멜로니 총리가 "시위할 시간에 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라"며 면담 요청을 거절하자 "돈이 있어야 일을 하지. 너나 일해라, 암캐야"라고 모욕했다.
멜로니 총리가 이를 잊지 않고 있다가 3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 데 루카 주지사에게 '한방'을 날린 것이다.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인 멜로니가 이끄는 집권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두 사람이 만나는 영상을 올린 뒤 "조르자가 우리에게 인생을 가르쳐주네요"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이바노는 지난해 7월 11, 13세 어린이가 6명의 남자 청소년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곳이다. 멜로니 총리는 같은 해 8월 카이바노를 방문해 유사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다. 멜로니 총리는 사건 현장인 스포츠 센터가 새 단장을 마치자 "우리는 국가가 조직범죄, 타락, 체념을 이기고 승리하게 할 것"이라며 "물론 쉽지 않은 명령이지만 그것이 이탈리아 국민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이고 우리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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