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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1000만 시대](17) 무릎꿇고 진찰하고 휴대용 프린터로 처방전 출력…재택의료 왕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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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자택 방문해 진료… 생활 습관 등 조언도
"진료 필요하지만, 병원 찾기 어려운 분 대상"
"포괄적 접근 중요… 영양사 등 비의료진도 동행"

지난 24일 오후 3시께 경기 파주시 월롱산 자락의 단독주택. 승용차로 5분 이상 나가야 마트가 있을 정도로 외진 이곳에 경차 한 대가 들어섰다. 흰색 가운을 입은 송대훈 연세송내과 원장과 이지민 간호사가 차에서 내리자 마당 텃밭에 물을 주던 이재환씨(73·남)가 인사를 건넸다. 이씨는 뇌경색, 치매, 피부염을 앓고 있는 100세 아버지 이금열씨를 위해 202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택의료 서비스를 신청했다. 송 원장은 월 1회 정기 방문하고, 수시로 전화 통화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체크한다.


지난 24일 오후 3시께 경기 파주시 월롱산 자락의 한 단독주택. 송대훈 연세 송내과 원장이 환자의 자택에 방문해 상태를 살피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peaceful1@

지난 24일 오후 3시께 경기 파주시 월롱산 자락의 한 단독주택. 송대훈 연세 송내과 원장이 환자의 자택에 방문해 상태를 살피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peacefu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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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간호사가 간단한 의료기구들을 세팅하고 이금열씨의 혈압을 재는 사이 송 원장은 "지난번에 처방한 약은 잘 드셨나요?"라며 문진을 시작했다. 송 원장은 이씨에게 "식사도 스스로 드시고, 옷도 혼자 입으시고 상태가 좋네요"라고 말했다.

송 원장은 욕창이 생기지 않았는지 몸을 확인하고, 손발의 체온을 잰 후 약을 처방했다. 그는 아들 이씨에게 "큰 문제는 없으나 많이 움직이지 못하시는 게 가장 우려스럽다"며 "아버지가 최대한 직접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 상태가 악화하지 않는다. 손이 떨려 음식을 흘리더라도 식사는 직접 드시게 하고, 화장실에 갈 때도 휠체어를 밀지 말고 옆에서 부축을 하면서 직접 걸어가시도록 하라"고 설명했다.


진료를 마친 후 이 간호사가 휴대용 프린터기를 통해 처방전을 인쇄해 보호자에게 건네준 후 30분가량의 왕진이 끝났다. 아들 이씨는 "정기 방문 때가 아니더라도 아버지 컨디션이 안 좋으면 간호사가 와서 1차로 상태를 체크하고 필요하면 송 원장이 방문해줘서 안심된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오후 3시께 경기 파주시 월롱산 자락의 한 단독주택. 간호사가 환자의 혈압을 재는 동안 송대훈 연세 송내과 원장이 보호자에게 환자의 상태를 묻고 있다./사진=최태원 기자 peaceful1@

지난 24일 오후 3시께 경기 파주시 월롱산 자락의 한 단독주택. 간호사가 환자의 혈압을 재는 동안 송대훈 연세 송내과 원장이 보호자에게 환자의 상태를 묻고 있다./사진=최태원 기자 peacefu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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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원장은 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왕진 시범사업'에 참여했고, 건보공단이 2022년 12월 시작한 '장기요양 재택의료 센터 시범사업'에도 참여해 재택의료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는 "정기적인 진료가 필요하지만, 병원에 올 수 없는 환자를 위해 왕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재택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괄적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택진료의 목적은 크게 '돌봄'과 상태 악화를 막는 '신체 기능 유지'다. 이를 위해 질환 자체뿐 아니라 주변 환경과 식습관 등까지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택 환자를 검진하고 양 처방을 하는 수준을 넘어 환자가 집에서 일상생활을 최대한 정상에 가깝게 유지할 수 있도록 주거, 식사, 정서 관리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비의료진도 의료진과 함께 재택 환자를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송 원장은 "포괄적 접근을 위해 왕진 시 필요하면 영양사와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이 동행한다"며 "건강을 위한 식단과 신체 기능 유지를 위한 작업치료를 제공하고, 보호자가 미처 알지 못하던 복지 서비스까지 안내해준다"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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