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현장 상황 확보한 뒤 인양 시작할 듯
보물 현재 가치 27조 달해…'고고학적 유산'
27조원에 달하는 금과 은, 에메랄드 등으로 가득 찼다고 알려진 보물선을 인양하기 위한 본격 탐사 작업이 개시됐다.
카리브해에 잠들어있던 보물선 탐사 작업 착수…다음 탐사에 유물 끌어올릴 듯
2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300여년간 카리브해에 잠들어있던 스페인 보물선 '산호세'호의 소유권을 주장해 온 콜롬비아 정부가 본격적으로 탐사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카르타헤나 앞바다 해저 900m에서 침몰한 채 발견된 산호세호 주변 해역을 '고고학적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고 원격 센서와 잠수 로봇 등을 활용한 1차 탐사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이번 1차 탐사의 목적은 침몰 현장의 상세한 상황을 확보하고 이곳에 가라앉아 있는 고고학적 유물의 현황을 면밀히 파악해 후속 탐사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콜롬비아 정부는 1차 탐사 과정에선 유물 인양이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나 이어질 2차 탐사에서는 산호세호의 잔해에서 고고학적 유물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침몰선의 성배' 현재 보물 가치 약 27조원…각국 소유권 분쟁에 콜롬비아 정부 국가 유산 주장
카리브해에 가라앉은 여러 보물선 중에도 가장 많은 보물이 실린 것으로 알려진 산호세호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5세(1693~1746년)의 함대에 속해있던 범선이다. 산호세호는 1708년 6월 영국 함대와 전투를 벌이다 침몰했고, 600명의 선원 대부분이 목숨을 잃었다고 알려졌다. 산호세호에는 당시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볼리비아와 페루에서 가져온 200t가량의 금과 은, 에메랄드 등 보물이 잔뜩 실려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과의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약 1100만개의 금화와 은화를 실었다는 기록도 있다. 매체는 이 보물들의 현재 가치를 약 200억달러(약 27조2500억원)로 추산했다. 이 때문에 산호세호는 '침몰선의 성배'로도 불린다.
1980년대 산호세 침몰 지점을 발견했다고 주장한 미국 인양업체가 콜롬비아 정부와 보물 지분을 놓고 오래 소송을 벌였지만, 미국 법원은 2011년 콜롬비아의 손을 들어줬다. 이 배의 위치가 정확히 확인된 2015년 콜롬비아 정부가 "사상 최대의 발견"이라며 산호세호 발견 사실을 공식 발표한 뒤에는 스페인 정부도 자국의 국기를 단 '국적선'이라는 이유로 소유권을 주장했다.
그러나 콜롬비아 정부는 자국 영해에서 발견된 만큼 산호세호는 자국의 국가 유산이라는 입장이다. 산호세호의 발견은 콜롬비아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보물뿐만 아니라 18세기 초 유럽의 경제, 사회 및 정치적 분위기에 대한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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