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방치 주장에 "수의사와 논의해 안락사"
원칙적으로 수의사의 '출장 안락사' 불허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경찰견 출신의 셰퍼드 "'레오' 건강이 악화해 수의사를 불러 출장 안락사했다"고 해명한 가운데, 오히려 수의사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수의사법상 반려동물 진료는 동물병원(의료기관)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수의사가 전신마취 등에 필요한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을 가지고 와서 보듬컴퍼니에서 안락사했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강 대표는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를 통해 반려견 레오 방치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레오는 2009년생으로 강 대표가 키우다 경찰견으로 보내 7년여 부산경찰청 과학수사대 체취증거견으로 일하다가 퇴역한 뒤 강 대표가 재입양한 반려견이었다.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경찰견 출신의 셰퍼드 "'레오' 건강이 악화해 수의사를 불러 출장 안락사했다"고 해명한 가운데, 오히려 수의사 가이드를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
그는 "레오가 숨 쉴 때마다 소변이 조금씩 나오고 조금 움직여도 대변이 그냥 나올 정도로 치료할 수 없었고, 나이도 많았다"며 "회사에서 돌보기로 하고 아침마다 물로 닦아줬는데, 일어서질 못하니 수의사와 몇 개월에 걸쳐 안락사를 논의하다 날짜를 정해 수의사에게 부탁했다"고 안락사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강 대표는 "보듬오남캠퍼스 2층 사무실에서 레오 안락사를 했고, 직원들도 레오와 마지막 인사를 함께 했다"고 밝혔다.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경찰견 출신의 셰퍼드 "'레오' 건강이 악화해 수의사를 불러 출장 안락사했다"고 해명한 가운데, 오히려 수의사 가이드를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출처=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나 강 대표의 해명은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이 해명에 대해 수의사들은 '출장 안락사'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수의사가 마약류를 동물병원 밖으로 가지고 나와 '출장 안락사'를 시행하는 과정서 약물 반출과 사용을 식약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제대로 보고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이다.
앞서 대한수의사회는 2020년 9월 제정한 동물병원 방문 진료 관련 가이드라인에서 '원칙적으로 동물의 진료는 동물병원 내에서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소, 돼지 등 가축이 아닌 반려동물의 진료는 더욱 동물병원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의사의 안락사 과정에 마약류 취급 위반 소지가 발견될 경우, 해당 수의사에 대해 경고나 업무정지 처분을 할 수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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